인터뷰
[마이데일리 = 박로사 기자] 배우 송강호가 영화 '1승'에 대한 진심을 드러냈다. 배구 팬으로서 경기를 관람하던 그가 '1승'을 통해 배구 감독으로 변신, 현실감 넘치는 캐릭터를 그려내는 데 성공했다.
송강호는 최근 마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1승이라는 제목이 너무 좋다. 배구의 '1승'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내 인생의 '1승'도 느낄 수 있는 영화"라며 "인생이 안 풀리거나, 자신감을 잃어버리는 순간들이 오는데 작은 위로가 된다면 이 영화는 조그마한 가치가 있지 않을까 한다"고 뿌듯해했다.
지난 4일 개봉한 '1승'은 이겨본 적 없는 감독 김우진(송강호)과 이길 생각 없는 구단주 강정원(박정민), 이기는 법 모르는 선수들까지 승리의 가능성이 1도 없는 프로 여자배구단 '핑크스톰'이 1승을 위해 도전에 나서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송강호는 퇴출부터 파면, 파산, 이혼까지 인생에서 겪을 수 있는 실패는 모두 섭렵한 김우진 감독을 연기했다. 그는 "흔히 얘기하는 멋지고 카리스마 있는 감독은 아니다. '진짜 감독들이 저럴까?' 싶더라. 어떨 때는 선수들보다도 못한 생각을 가질 수 있고 세속적인 욕심을 낼 수도 있다. 감독도 선수들과 함께 성장해 나가는 게 우리다운 모습이 아닐까 해석했다"고 설명했다.
송강호는 배구 중계를 챙겨보는 '찐 배구 팬'으로 유명하다. 그는 "배구인들이 기대를 하고 도와주신 작품이다. 단순히 '잘돼야지'가 아니라 폐를 끼치면 안 되겠다는 부담이 있다"며 "열심히 해준 선수들이 고생한 보람을 느꼈으면 하는 바람은 있다"고 작품에 임하는 각오를 전했다.
'1승'은 신연식 감독과 '거미집' '삼식이 삼촌'에 이어 세 번째로 선보이는 작품이다. 코로나19의 여파로 가장 늦게 공개됐지만, 세 작품 중 가장 먼저 촬영된 영화라고.
송강호는 "신 감독이 각본을 쓴 영화 '동주'(2016)를 보고 작가가 참 궁금했다. 윤동주 시인의 시를 너무 사랑하지만, 삶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었다. 그래서 어떻게 저런 시선을 가질 수 있는지 놀랐다. 아름다운 시를 더욱 돋보이게 하고 특히 엔딩은 한국 영화사에 손꼽힌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영화 '기생충' 이후 '1승' 시나리오를 받게 됐다고 밝히며 "보통 읽어보고 연락을 드리는 편인데, 감독에게 바로 연락해 만나자고 했다"며 "신 감독님이 가지고 있는 시선들이 빛이 발하기를 응원하고 싶다"고 깊은 신뢰를 드러냈다.
송강호는 핑크스톰의 구단주 강정원을 연기한 후배 박정민에 대한 칭찬도 늘어놨다. 영화 '파수꾼'부터 박정민을 눈여겨봤다는 송강호는 "끊임없이 수양하는 배우 같다. 촬영 때마다 만난 것도 아니고 박정민과 티키타카를 위해 연습하지도 않았다. 그런데 에너지가 세고 신 장악력이 남다르더라"라고 극찬했다.
올해 '삼식이 삼촌'에 이어 '1승'까지 선보인 송강호는 내년에도 열일을 이어간다. 내년 상반기 크랭크인 하는 모완일 감독의 신작 '내부자들'(가제)에서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판을 짜고 조작하는 인물 이강희 역을 맡는다. 역대 청불영화 최고 흥행작인 '내부자들'의 세계관을 확장한 작품이다.
송강호는 "영화 '내부자들'의 이전 이야기를 다룬다. 등장인물의 이름이 똑같긴 하지만 새로운 이야기"라며 "프리퀄은 아니고 수년 동안 쓴 새로운 작품"이라고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
박로사 기자 teraros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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