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네, 계획은 있습니다.”
KIA 타이거즈가 우완 불펜 조상우(30)를 트레이드 하면서 가장 큰 관심사는 1년 뒤 행선지다. 조상우는 2025시즌을 마치면 FA 자격을 얻는다. KIA는 최악의 경우 2026년 1라운드와 4라운드 신인 지명권과 10억원을 희생하면서 조상우를 달랑 1년밖에 못 쓸 수도 있다.
물론 KIA는 조상우가 FA A등급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때문에 FA 계약으로 타 구단에 떠날 경우 보상규정에 의해 키움 히어로즈에 내준 반대급부만큼의 대가를 챙길 수 있다고 계산한 상태다. 그러나 말 그대로 최악의 상황일 뿐이다. KIA는 2025년 이후에도 조상우와 함께하는 게 목표다.
20일 전화통화가 된 심재학 단장도 조상우의 미래 플랜과 관련된 계획이 있다고 했다. 단, 구체적인 얘기는 하지 않았다. 계약과 관련된 구체적 계획을 미리 언론에 노출하긴 어려운 측면이 있다. 조상우가 이제 막 구단에 합류했다. 당연히 2025시즌 이후의 얘기를 할 시기는 아니다.
단, KIA 팬들에겐 조상우의 장기적 거취가 초미의 관심사인 건 맞다. 우선 위에 거론한대로 1년 렌탈은 최악의 경우이고, KIA가 웃으려면 두 가지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 비FA 다년계약과 FA 재계약이다. 비 FA 다년계약은 경쟁자 없는 단독협상이다. 계약금을 주지 않는다. 계약금을 주지 않는 대신 연봉으로 좀 더 보전해줘야 할 수도 있다. FA 계약은 경쟁자들이 붙는 협상이라 타 구단에 빼앗길 리스크가 있다. 계약금을 산정해야 한다. (물론 계약금이 없어도 되지만 대부분 선수가 원한다)
KIA로선 조상우와의 계약을 2025시즌을 마치기 전에 완료하는 게 속 편하다. 2023년 7월에 트레이드로 영입한 김태군이 이 케이스다. 2023시즌 막판 3년 25억원 비FA 다년계약을 맺었다. 조상우가 KIA라는 팀에 대한 좋은 느낌을 갖고 있는 만큼, 이게 성사되려면 구단의 성의와 노력이 필요하다.
단, KIA가 조상우에게 비FA 다년계약을 안기면 다른 예비 FA들의 마음도 어루만져야 하는 과제가 생긴다. 마침 KIA는 2025시즌을 마치면 양현종, 박찬호, 최원준이 FA 자격을 얻는다. 토종 에이스와 센터라인 책임자들이다. 반드시 잡아야 한다. 여기에 최형우도 1+1년 22억원 비FA 다년계약이 2025시즌을 끝으로 종료된다. 전부 급이 높은 선수들이다.
심지어 2026년 경쟁균형세도 은근히 걸림돌이다.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경쟁균형세 자체가 없어질 가능성은 낮다. 이미 2025년 경쟁균형세도 아슬아슬하게 세이프 될 전망이다. 때문에 업계에선 KIA가 2025시즌을 마치고 최형우, 양현종, 조상우, 박찬호, 최원준을 전부 잡는 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어쨌든 KIA가 조상우만큼은 반드시 잡아야 한다고 마음을 먹으면, 비FA 다년계약부터 시도할 필요가 있다. 잘 안 풀리면 FA 시장으로 갈 전망이다. FA 시장까지 가면 빼앗길 위험이 있다는 점에서 살얼음을 걸어야 한다. KIA는 2022년 4월 말에 트레이드로 데려온 박동원과 끝내 합의를 보지 못해 FA 시장에서 LG 트윈스에 내준 전례가 있다.
정 안 되면 이번 FA 시장의 최정과 SSG 랜더스의 케이스처럼 FA 시장 개장 직전까지 계약에 합의한 뒤 FA 시장 개장 후 FA 계약을 체결하는 방법도 있다. KIA가 지방구단의 불리함은 있지만, 좋은 전력을 갖고 있는 명문구단이기도 하다. 선수들에게 어필할 매력적 요소는 충분히 있다. KIA와 조상우의 V13과 밝은 미래를 위한 운명의 동행이 시작됐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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