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왼 어깨가 빨리 오픈되면서 등이 보인다. 스트라이드를 할 때 엉덩이가 거의 안 나간다.”
FA 김성욱(31)은 2024-2025 FA 시장에 남아있는 미계약 5인방 중 한 명이다. 원 소속구단 NC 다이노스가 계약안을 제시했지만, 아직 사인하지 않은 상태다. 협상 창구가 사실상 NC로 단일화됐고, NC와 김성욱의 견해 차가 있는 듯하다.
김성욱은 독특한 선수다. 진흥고를 졸업하고 2012년 3라운드 32순위로 NC에 입단, 올해까지 통산 962경기서 타율 0.238 78홈런 293타점 360득점 OPS 0.711을 기록했다. 올 시즌에는 129경기서 타율 0.204 17홈런 60타점 55득점 OPS 0.671이었다.
성적으로 보듯 홈런생산에 일가견 있는 선수다. 특히 포스트시즌 중요한 순간에 클러치 홈런을 여러 차례 치며 팬들의 뇌리에 남아있는 선수이기도 하다. 더구나 발도 빠르고 수비력도 좋다. 이런 선수는 1군에서 중용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런 선수가 정작 FA 시장에서 인기가 있지 않다. 왜 그럴까. KBO리그 40홈런 유격수이자 메이저리거 출신 강정호가 24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강정호_King Kang을 통해 속 시원하게 분석했다. 일단 수비력이 좋고 발 빠른 건 맞는데 그렇다고 엄청나게 눈에 띌 정도는 아니라고 했다.
강정호는 FA 시장에 나간 김성욱을 두고 “이 선수를 잡아야 하나 놔줘야 하나, 좀 이런 생각이 많이 들 것 같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언제 어떻게 터질지 모르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아직 잠재력을 다 보여주지 못했다. 훨씬 잘 할 수 있는 선수”라고 했다.
구체적으로 강정호는 김성욱의 통산 인플레이타율 0.171을 지적했고, 최근 10년간 당겨친 타구의 타율(0.298)이 밀어친 타구의 타율(0.147)과 격차가 너무 크다고 지적했다. 스트라이크 존을 9분할 할 때 바깥쪽 타율이 많이 떨어졌다. 실제 김성욱은 몸쪽에 강해 실투를 곧잘 홈런으로 연결하지만, 컨택 커버리지가 넓은 선수가 아니다. 밀어서 질 좋은 타구를 만드는 능력은 떨어진다.
강정호는 김성욱의 타격폼 분석을 통해 그 이유를 살펴봤다. 일단 노스텝으로 치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했다. 그러나 “맞을 때 보면 거의 등번호가 보일 정도로 스윙을 한다. (공의 코스가)인사이드이긴 하니까 등이 보일 정도였을 것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의 LA 에인절스 시절 타격 영상을 보여줬다. 다리 움직임이 없더라도 중심이동을 할 때 엉덩이를 앞으로 쭉 밀어주는 동작의 차이를 지적했다. 오타니는 엉덩이를 밀어주면서 바깥쪽 코스까지 충분히 볼 시간을 확보한다. 등번호는 거의 안 보인다. 반면 김성욱은 엉덩이의 움직임이 없다. 상체로 중심이동을 빨리 하면서 어깨가 빨리 열리고, 그러다 보니 바깥쪽에 대응할 여력이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강정호는 “스트라이드를 하든 노 스텝으로 하든 똑같다. 중심이동을 할 때 앞발로 전달해줘야 한다. 김성욱은 엉덩이를 안 밀어주기 때문에 이렇게 등이 보인단 말이죠. 그런데 오타니 같은 경우 (엉덩이를)밀어주면서 나온단 말이죠. 그러면 스윙 궤도의 차이가 굉장히 많이 난다. 김성욱은 바깥쪽의 스윙이 짧기 때문에 맞는 포인트는 공 4~5개 차이다. 그러면 애버리지 차이가 굉장히 많이 난다”라고 했다.
또한, 강정호는 “김성욱은 히프가 안 밀어진다. 중심도 5대5다. 바로 스타트를 하니 왼쪽 어깨가 빨리 열릴 수밖에 없다. 몸쪽은 잘 칠 수 있지만 바깥쪽은 미스가 많아진다. 제자리에서 바로 로테이션을 하니 바깥쪽 커버가 쉽지 않다”라고 했다.
강정호는 이 부분을 개선하는데 긴 시간이 걸리진 않을 것 같다고 했다. 단, 혼자만의 힘으로 해내긴 쉽지 않고 도와줄 사람은 필요하다고 봤다. 김성욱도 NC 코칭스태프도, 타 구단들도 알고 있을 것이다. 홈런생산능력 자체가 있는 선수라서, 이걸 극복하면 어느 팀에서 뛰든 클래스가 달라질 듯하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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