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너희가 30~40개(홀드, 세이브) 해줘야 롯데 우승 할 거 아니야.”
이대호는 역시 뼛속까지 롯데맨이다. 지난 27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이대호[RE:DAEHO]에 ‘구원듀오’ 구승민(34)과 김원중(31, 이상 롯데 자이언츠)을 초대, 식사를 하면서 야구토크를 나눴다. 롯데의 레전드와 롯데의 간판선수들이 나오니, 롯데 얘기가 안 나올 수 없었다.
‘구원듀오’는 이번 2024-2025 FA 시장에서 나란히 롯데와 잔류 계약을 맺었다. 김원중은 4년 54억원(보장액 44억원+인센티브 10억원), 구승민은 2+2년 21억원(계약금 3억원+연봉 총액 12억원+인센티브 6억원) 계약이다.
김원중은 확실한 대박이다. 올 시즌 56경기서 3승6패25세이브 평균자책점 3.55를 기록했다. 블론세이브 6개에, 마무리치고 평균자책점도 낮은 편은 아니었다. 그러나 통산 132세이브에 30세이브 두 차례, 20세이브를 두 차례 달성한 마무리다. 현재 KBO리그에 김원중만큼 꾸준한 클로저도 드물다.
구승민은 올 시즌 부진이 계약에 영향을 미친 케이스다. 66경기서 5승3패13홀드 평균자책점 4.84에 그쳤다. 그래도 통산 121세이브에, 최근 3년간 206경기에 등판한 마당쇠다. 그러면서 2020년부터 2023년까지 4년 연속 20홀드 이상 낚았다.
이대호는 롯데에 대한 애정의 표현으로, 두 후배의 2025시즌 분발을 촉구했다. 구승민이 자신이 잘 할 땐 팬들의 칭찬이 없다가 올 시즌 주춤하자 질타를 받았다고 하자, 이대호는 “너에 대한 기대감이 그 만큼에 맞춰져 있는 거야. 그냥 구승민은 20홀드는 해야 하는데, 기본보다 더 잘해야 한다. 작년에 했던 것보다 무조건 더 잘 하는 게 너희 위치”라고 했다.
계속해서 이대호는 “롯데 팬들이 너희 둘이 나가면 이긴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너희가 나가서 졌을 땐 그 허탈감은, 롯데를 사랑하는 팬들로선 엄청난 것이다. 그런 책임감을 갖고 공 한 개, 한 개 최선을 다해줘야 돼”라고 했다. 롯데 팬들의 마음을 정확히 대변해줬다.
이대호는 간절히 부탁했다. “너희가 40개 해야지. 언제까지 20개에서 놀래. 너희가 30개, 40개 해줘야 롯데 우승 할 것 아니야. 그래야 형도 가서 응원도 좀 하고 형 어깨 좀 피고 다니게 해줘. 맨날 방송 나가면 ‘롯데는 우승 한번 못 해본 팀’, ‘형은 우승반지 없잖아요’ 이런다. 우승 반지는 없어도 되니까 한국시리즈 가면 구경이라도 가게, 그 향, 냄새, 분위기라도 좀 느낄 수 있게 해주라”고 했다.
롯데는 팀 페이롤이 높은 편이다. 경쟁균형세를 의식, 이번 FA 시장에서 외부 영입에 나서지 않았다는 게 일반적 시선이다. 때문에 롯데가 내년에 5강에 진출하려면 기존 멤버들의 각성, 성적 향상이 절실하다. 이대호의 말대로 구원듀오는 더 좋은 성적을 내줘야 할 선수들이다. 단순히 ‘굳은 자’에 만족하면 안 된다.
물론 이대호는 두 후배를 이해하기도 했다. 둘 다 ABS 영향으로 투수들이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주무기 포크볼을 구사해도, ABS가 낮은 공을 스트라이크로 잡지 않다 보니 타자들이 루킹 삼진을 당하는 걸 각오하고 낮은 코스를 버리고 스트라이크 존을 위로 설정해 좁혔다고 설명했다. 투수는 볼카운트가 불리할수록 스트라이크가 타자의 먹잇감이 될 가능성이 커지기 마련이다. 이대호도 격하게 공감하며 “너희가 많이 힘들었을 거다”라고 했다.
단, 내년 ABS존은 하향 조정된다. 김원중과 구승민이 반격할 시기가 찾아올 전망이다. 1992년 이후 잠들어버린 롯데 우승의 꿈이 언제 현실이 될까. 내년도 만만치 않은 시즌이 예고됐지만, 그렇다고 미리 포기하면 안 된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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