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결국 2월이 중요하다.
2024시즌 어느 날, 한 야구관계자가 했던 얘기다. 요즘 비활동기간에도 개인의 루틴에 따라 철저하게 몸을 만들고 컨디션을 올린다. 그런데 타자의 경우 수비를 개인적으로 밀도 높게 연습하는 게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외부의 사설 센터에 다니는 선수들이 수비훈련을 할 수 있다. 단, 수비는 단체훈련을 통해서 맞춰야 할 부분이 반드시 있기 때문에 타격훈련보다 높은 효율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이 관계자는 수비만큼은 마무리훈련과 스프링캠프에서의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025년의 막이 올랐다. 최고 유격수 레이스도 다시 시작한다. 2023년은 오지환(LG 트윈스), 2024년은 박찬호(KIA 타이거즈)였다. 두 사람은 현 시점에서 KBO리그 현역 최고 유격수다. 그러나 10개 구단 주전 유격수들의 실력은 어차피 종이 한 장 차이다. 특히 수비가 중요한 유격수의 경우, 스프링캠프에서의 준비가 중요하다.
각 구단 주축 유격수들이 마무리훈련을 밀도 높게 소화하긴 어렵고, 결국 2월에 누가 충실히 준비하느냐가 중요하다. 구단이 촘촘하게 짜 놓은 스케줄을 건강하게, 충실히 소화하며 땀을 흘린자가 최고가 될 자격이 있다.
박찬호는 이미 ‘안주는 없다’라고 사실상 선언한 상태다. 골든글러브 시상식 직후 “건방 떨다가 나락을 가봤다”라고 밝혀 화제를 모았다. 자신을 공개적으로 채찍질하면서 최고 유격수 타이틀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현 시점에서 수비의 안정감과 무게감 측면에서 따라올 자가 없다는 평가다. 과거엔 공격적인 수비를 하다 실속이 떨어지기도 했지만, 이젠 내실이 가득 찼다. 2년 연속 규정타석 3할을 치며 공수겸장으로 완전히 자리매김했다.
오지환은 지난해 잔부상으로 108경기 출전에 만족해야 했다. 타격성적도 골든글러브를 받은 2023시즌보다 약간 떨어졌다. 그러나 여전히 리그 최고 유격수라는 것에 이견의 여지는 없다. 박찬호보다 더 많은 경험을 가졌다는 게 큰 무기다. 35세로 적은 나이가 아니지만, 아직 신체능력이 확 떨어질 시기도 아니다. 박찬호를 가장 위협할 수 있는 선수다.
2024시즌 박찬호 못지 않게 의미 있는 시즌을 보낸 선수가 박성한(SSG 랜더스)이다. 프리미어12 대표팀 주전 유격수로 뛴 건, 객관적으로 인정을 받았다는 얘기다. 특히 작년 국가대표팀 사령탑은 레전드 유격수 출신 류중일 감독이었다. 관계자들은 박성한이 딱히 눈에 띄지도 않고 빠르지도 않은데 굉장히 안정적인 수비를 한다고 칭찬한다. 10홈런 유격수로서 최고 유격수 타이틀을 가져갈 만하다.
이밖에 FA 계약으로 팀을 옮긴 심우준(한화 이글스)을 주목해야 한다는 시선도 있다. 심우준은 리그 최고라는 평가를 받은 적은 없지만, 수년간 KT 위즈 3유간을 건실하게 지켜온 수비형 유격수다. FA 계약으로 탄력이 붙은 만큼, 올해 사고를 칠 수도 있다.
젊은 유격수들 중에선 단연 김주원(NC 다이노스)과 이재현(삼성 라이온즈)을 주목해야 한다는 평가다. 박찬호는 골든글러브 수상 직후 공개적으로 김주원의 수비력이 인상적이라고 칭찬하기도 했다. 2023년 30개의 실책으로 ‘실책왕’이었지만, 2024시즌에 안정감을 한결 업그레이드했다. 스위치히터로서 20홈런이 가능하다는 잠재력은 여전히 유효하다.
이재현의 경우 김영웅과 함께 삼성의 간판 내야수로 성장할 것이라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KIA 이범호 감독은 한국시리즈를 치르면서 두 사람이 상당히 인상적이었으며, 앞으로 더 무서운 선수가 될 것이라고 칭찬하기도 했다. 잠재력에 경험을 쌓으면서 어느 순간 역량이 확 올라갈 수 있는 선수라는 평가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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