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구자열·곽노정·이석희·박지원 등
을사년 재계 이끌 구원투수
[마이데일리 = 황효원 기자] 2025년 푸른 뱀의 해를 맞아 올해 활약할 뱀띠 재계인들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재계는 경기침체 장기화와 탄핵정국·트럼프 2기 출범 등 국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경영환경이 악화된 만큼 신년 자신의 해를 맞은 리더들의 활약상에 기대가 모아진다.
2일 재계에 따르면 환갑을 맞는 1965년생을 비롯해 경영일선에 있는 1953년생, 1977년생과 1989년생까지 다양한 연령대에 뱀띠 최고경영자(CEO)가 포진해 있다.
재계와 반도체 업계에서는 1953년생인 뱀띠 CEO로 구자열 LS 이사회 의장과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이석희 SK온 대표 등을 꼽을 수 있다.
구자열 LS이사회 의장은 2013년부터 2021년까지 LS그룹 회장을 지내다 물러난 후 현재는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사촌인 구자은 LS그룹 회장에게 회장직을 넘겼으나 지주사 이사회 의장으로 있으면서 외부 투자활동을 직접 챙기는 등 여전히 일선 경영현장에 있다. 그룹 회장 시절 5대 경제단체 가운데 하나인 한국무역협회 회장을 지냈다.
SK그룹에서는 1965년생 동갑내기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과 이석희 SK온 사장이 대표적인 뱀띠 CEO로 꼽힌다. HBM 성공 신화의 주역으로 꼽히는 곽 사장은 SK하이닉스에서만 30년간 메모리 반도체 공정 연구, 제품 개발, 제조 등 R&D와 생산 현장을 두루 거쳤다.
곽 사장은 고객 맞춤형으로 탈바꿈한 AI 시대 메모리 시장에 적극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곽 사장의 다음 목표는 AI를 구현하는데 SK하이닉스가 핵심 기술력을 제공하겠다는 '풀스택 AI 메모리 프로바이더'다. 조만간 HBM 최대 용량(48GB)이 구현된 16단 HBM3E 제품의 샘플도 공급할 계획이다.
곽 사장은 오는 7일 개막하는 세계 최대 IT·전자 전시회 'CES 2025'에서 '혁신적인 AI 기술로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든다'를 주제로 SK하이닉스가 주도할 AI 시대 맞춤형 반도체 전시전을 이끌 예정이다.
이석희 SK온 사장은 흑자전환에 총력을 다할 전망이다. 이 사장은 SK하이닉스에서 CEO를 지낸 이후 2023년 연말 인사를 통해 SK온 수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SK온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수익성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이 사장은 SK온을 2030년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선도 기업으로 자리매김시키기 위한 전략 마련에 나서고 있다.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관리와 생산 체계를 안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외형 성장보다는 내실 강화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은 1965년생으로 현재 경영 일선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박용곤 두산 명예회장의 차남인 박 회장은 두산중공업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재직하다 회장에 올랐다. 두산그룹의 부회장이기도 한 그는 형인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의 뒤를 이어 그룹을 이끌 다음 회장 후보로 꼽힌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가스터빈·소형모듈원전(SMR)·해상풍력·청정수소 등 4대 탄소중립 기술을 바탕으로 신사업 육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소형모듈원전(SMR) 제조 경쟁력을 높여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가속화한다는 전략으로 2027년 양산체제 구축을 통해 SMR 파운드리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SMR 시장에서도 제작사로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국내 업체 중 가장 앞선 2019년부터 국내 투자사들과 함께 미국 뉴스케일파워에 총 1억400만 달러를 투자해 협력관계를 구축해왔다. 두산에너빌리티가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SMR은 AI 데이터센터용 미래 전력원으로 각광받고 있다. 가스터빈 사업도 순항 중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13년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개발에 착수해 2019년 세계 5번째로 개발을 완료했다. 국내외 다수의 가스발전 프로젝트에 가스터빈, 스팀터빈, 발전기 등 주기기를 공급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에서는 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과 호세 무뇨스 신임 현대차 대표이사(사장)가 뱀띠 경영자다. 이 사장은 현대차그룹에서 손꼽히는 '구매통'으로 현대차‧기아의 원가절감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울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이 사장은 현대차·기아의 구매전략실장(상무)과 구매1사업부장(전무), 구매본부장(부사장) 등 구매 파트의 요직을 거쳤다. 이후 지난해 12월에는 엔지니어를 중용해 오던 관례를 깨고 현대모비스 수장으로 발탁됐다. 이 사장은 현대차그룹 의존도를 줄이고 2033년까지 핵심부품 매출에서 글로벌 완성차 비중을 40%까지 확대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1965년생인 호세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의 활약도 기대된다. 지난달 현대차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임명된 무뇨스 대표는 외국인이 국내 주요 대기업 핵심 계열사 CEO로 선임된 첫 사례다.
무뇨스 대표는 2019년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GCOO) 및 미주권역담당으로 합류한 이후 북미지역 최대 실적을 잇달아 경신한 인물이다. 이후 2022년부터는 미주 권역을 비롯한 유럽, 인도, 아중동 등 해외 권역의 글로벌 사업을 총괄하는 최고운영책임자(COO)로서 현대차의 실적 향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은 무뇨스 대표는 현대차 경영에 전념하면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응하게 된다.
무뇨스 대표는 전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현대차와 제네시스와 함께 할 수 있어 정말 행복한 한 해"라고 취임 소감을 전했다. 무뇨스 대표는 "새로운 역할을 시작하면서 고객, 현대차와 제네시스 팀, 딜러사, 정밀하게 차량을 만들고 있는 생산공장 직원들, 자매사, 정치인 및 지역 사회 지도자 등 많은 분들께 감사드린다"면서 "현대차와 제네시스가 펼치는 엄청난 글로벌 비즈니스에 저는 매우 의욕이 넘치고 있으며 모든 회사 이해관계자들에게 봉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황효원 기자 wonii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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