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어쩌면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다.
KIA 타이거즈 최형우와 김선빈은 팀을 대표하는 베테랑답게 비활동기간에 미니캠프를 꾸려 후배들도 챙기고, 케미스트리도 끈끈하게 다진다. 최형우는 이우성, 최원준, 삼성 라이온즈 류지혁과 함께 괌으로, 김선빈은 박찬호, 박정우, 한준수와 함께 일본 오키나와로 떠난다. 미국 어바인 스프링캠프 날짜에 맞춰 훈련할 것으로 보인다.
최형우와 김선빈은 리그를 대표하는 타격장인들이다. 최형우의 클러치 능력, 김선빈의 밀어치기 능력은 리그 최고다. 두 사람은 수년 전부터 이 시기에 후배들을 이끌어왔고, 올 겨울에도 변함없이 밀도 높은 준비를 하고자 한다.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역시 최원준이다. 올 시즌을 마치면 생애 처음으로 FA 자격을 얻는다. 역대급이라고 불리는 2025-2026 FA 시장에서도 꽤 각광 받는 외야수다. 1997년생으로 아직 28세에 불과하다. 발도 빠르고 준수한 수비력에 정확한 타격을 구사한다. 1년 뒤 FA 시장에서 어느 팀이든 외야 보강을 원한다면 최원준 영입을 고려하는 건 자연스러울 일일 듯하다.
최원준은 서울고를 졸업하고 2016년 2차 1라운드 3순위로 입단한 뒤 2년차부터 1군에 본격적으로 안착했다. 김기태 전 감독이 이 포지션, 저 포지션으로 돌려 기용하며 174타석을 제공했다. 당시엔 비판적 시선이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나니 최원준으로선 당시의 경험이 성장에 큰 도움이 됐다고 봐야 한다.
맷 윌리엄스 전 감독 시절에 본격적으로 붙박이 외야수가 됐다. 2020년 타율 0.326을 찍었고, 2021년에도 0.295를 달성했다. 상무에 입대하자 구단이 나성범이란 거물을 영입했다. 그러나 KIA는 최원준의 타격을 무조건 활용하고 싶었고, 내야 복귀까지 단행했다. 2023시즌을 앞두고 상무에서 어깨를 다치면서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고, 복귀한 뒤 67경기서 타율 0.255 1홈런 23타점에 그쳤다.
2024시즌에 이우성이 1루로 전향하면서 최원준이 붙박이 중견수로 돌아갔다. 올 시즌은 외국인타자가 1루수 패트릭 위즈덤이다. 최원준은 이우성과 나성범을 사이에 두고 외야 수비의 중심을 잡는다.
KIA 타선의 파괴력이 좋아서 작년에는 21도루에 만족했다. 더 뛸 수 있는데 자제했다. 올해도 작년처럼 주로 하위타선에 배치되면 도루 시도를 많이 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그러나 소크라테스 브리토의 퇴단으로 2번타자가 마땅치 않은 상황. 최원준이 2번 타자로 올라오면 도루 능력까지 빛날 수 있다. 이는 시즌 후 FA 시장에서의 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그런 최원준은 늘 시즌 준비과정에서 타격정립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올해는 스프링캠프 직전 최형우와 함께 개인훈련을 하면서 최형우의 장점을 뽑아먹고, 이런저런 점들을 물어보고 학습화하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소화할 수 있을 듯하다. 최형우가 언제까지 선수생활을 할지 모르기 때문에, 최원준으로선 이번 괌 미니캠프 참가도 상당한 의미가 있다. 어쩌면 이런 기회가 마지막일 수 있다.
최원준이 예비 FA 시즌에 타격 포텐셜이 다시 한번 폭발한다면, 그 시발점은 이번 괌 캠프일 수 있다. 다른 선수들의 장점을 잘 흡수하거나 적용하지 않는 판단력도 선수의 중요한 경쟁력이다. FA를 1년 앞둔 최원준이 의미 있는 1월을 맞이했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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