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신세계인터내셔날·LF 아떼, 화장품 매출 ‘껑충’
재구매·마진율 높아… 안정적 수익 창출 ‘최적’
[마이데일리 = 한종훈 기자] 화장품이 패션기업들의 효자상품으로 부상했다. 의류산업은 계절적인 영향과 경기에 따라 매출 변동 폭이 크지만 화장품의 경우 불황에도 저렴한 색조의 판매가 늘어나는 ‘립스틱효과’ 덕에 꾸준한 매출이 이어진다. 또 마니아층이 형성된 브랜드의 경우 재구매율이 높은 것도 패션기업들의 화장품 사업 확대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지난해 3분기 화장품 사업 매출액은 3047억원이다. 2022년 같은 기간 2726억원, 2023년 2860억원에서 처음으로 매출액 30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화장품 사업 매출 비중도 1분기 33.7%, 2분기 32.8%, 3분기 누적 32.9%를 기록하며 연간 매출 비중이 처음으로 30%를 돌파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이 과거 LG생활건강의 인수합병과 신규브랜드 론칭을 병행하는 전략을 벤치마킹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LG생활건강은 차석용 부회장 시절 매년 굵직한 M&A를 성공시키며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차 부회장은 18년간 LG생활건강을 이끌면서 더페이스샵, 보브, CNP 등을 잇따라 인수했다.
실제로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012년 비디비치 인수를 시작으로 화장품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2018년 자체 브랜드 연작, 2021년에는 뽀아레를 론칭했다. 영국 엘리자베스 2세를 비롯한 전세계 유력인사들과 셀럽들이 사용하는 브랜드인 스위스퍼펙션도 품었다. 지난해 10월에는 ‘장원영 틴트’로 유명한 비건 색조 브랜드 어뮤즈를 713억원에 인수했다. 지난달에는 미국 유명 메이크업 브랜드 베어미네랄과 국내 독점 유통 계약을 체결하며 현재 30여 개 화장품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올해도 화장품 사업에 공을 들일 계획이다. 사업 효율화를 위해 올해부터 패션과 뷰티·라이프 부문을 분리했다. 윌리엄 김 대표가 패션, 김홍극 신세계까사 대표가 뷰티·라이프스타일 수장을 겸직한다. 또 자체 브랜드의 글로벌 확장 추진과 성장성 높은 수입 브랜드 선점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LF는 2019년 비건 뷰티 브랜드 아떼를 론칭하며 화장품 사업에 진출했다. 동물성 원료를 사용하지 않고 인증된 제조 시설에서 생산까지 관리하며 전 제품에 대해 비건 인증을 받았다. 아떼는 론칭 이후 2년 동안 연 평균 매출이 200%씩 오르는 LF의 주요 브랜드가 됐다. 2023년에도 전년 대비 매출이 2배 늘었다. 자외선 차단 제품은 지난해 7월까지 누적 매출이 전년 대비 60% 껑충 뛰었다.
아떼 역시 다양한 신제품 출시를 통해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한다는 계획이다. 또 유통망 확대와 환경보호 활동 전개 등을 통해 비건 뷰티 브랜드의 선두 이미지를 공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패션 플랫폼 역시 화장품 사업 효과를 보고 있다. 무신사는 지난 2021년 무신사 뷰티 전문관을 선보이며 화장품 시장 진출했다.
무신사 뷰티 론칭 당시 800여 개였던 입점 브랜드 수는 지난해 말 1700여 개까지 늘었다. 지난해 9월 서울 성수동에서 ‘뷰티 페스타’ 개최했는데 이 기간 이후 무신사의 뷰티 카테고리 거래액은 지난해보다 5.8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달 서울 성수@대림창고와 홍대에서 진행한 뷰티 어워즈 팝업 스토어에는 12만명이 방문했다. 무신사 뷰티 어워즈는 한 해 동안 고객에게 가장 큰 사랑을 받은 브랜드와 상품을 발표하는 연례행사다.
2021년 화장품 카테고리를 선보인 에이블리는 뷰티관 거래액이 서비스 시작 1년 만에 66배 성장했다. 카카오스타일이 커머스 플랫폼 지그재그의 지난해 10월 뷰티 거래액은 전년 대비 127% 증가하며 월간 기준 역대 최고 거래액을 달성했다.
업계 관계자는 “화장품은 의류에 비해 재구매와 마진율이 높은 편이다. 수익성 제고에 효과적이다”면서 “기업의 실적 부진 만회 뿐 아니라 K뷰티 열풍 등으로 사업 성장 가능성도 크다”고 설명했다.
한종훈 기자 gosportsma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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