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하주석(31, 한화 이글스)을 간절히 원한 구단은 없었다.
한화 이글스가 2024-2025 FA 시장 개장 초반에 FA 심우준을 4년 50억원에 영입하면서, 기존 유격수 자원으로 FA 시장에 나간 하주석을 잡지 않고 사인&트레이드에 응할 것이란 소문이 돌았다. 실제 한화는 사인&트레이드도 가능하다는 입장이었다. 하주석의 미래까지 가로막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 한화로선 하주석을 원하는 구단이 있어야 협상을 할 수 있었다. 한화가 8일 하주석과 1년 1억1000만원에 계약을 발표한 건 사인&트레이드의 결렬을 의미한다. 사인&트레이드를 원하는 팀이 있으면 사인& 트레이드 완료 후 하주석을 안는 구단이 계약을 발표하기 마련이다. 물론 극적으로 향후 트레이드 가능성이 열려있긴 하지만, 일단 올 시즌 하주석은 한화에서 뛸 듯하다.
결국 하주석은 올 시즌 신인이나 마찬가지로 불리한 위치에서 경쟁을 시작할 듯하다. 한화는 근래 이도윤이란 신예 유격수가 차곡차곡 능력치를 끌어올려왔다. 심우준이 주전을 맡고, 이도윤이 다양한 역할을 맡을 수 있다. 하주석이 멀티요원으로 1순위가 안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은퇴 후 유튜브 채널 Chit Chit 칫칫을 운영하는 차우찬은 지난 5일 “하주석이 팀을 떠나고 싶어하는 것 같다”라고 했다. 이미 팀에서 자신의 입지가 좁아진 걸 아는데 FA를 신청한 건 하주석이 이 기회가 타 구단으로 떠나 새 출발을 하고 싶다는 의미로 해석했다.
실제 하주석의 마음을 알긴 어렵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차우찬의 예상은 빗나갔다. 하주석은 결국 한화에 남았다. 하주석으로선 올해 한화에서 자신의 가치를 최대한 회복해 올 시즌 후 연봉을 올리고, 그를 토대로 팀에서 입지를 더 넓히거나 트레이드가 되는 방안 등을 전망할 수 있다.
KBO 정서상 선수가 트레이드를 요청하는 게 일반적인 일은 아닌 만큼, 우선 하주석은 한화에서 최선을 다해 땀을 흘리는 게 수순이다. 사실 5강에 도전하는 한화도 하주석이 남으면 나쁠 건 없다. 어쨌든 경험 많은 유격수이고, 3루수로도 활용 가능하다. 장기레이스에서 선수 1명이 더 있으면 당연히 도움이 된다.
단, KBO FA에겐 최근 메이저리그에서 자주 보는 ‘FA 재수 계약’의 의미가 없다. KBO리그 FA는 계약 후 다시 4년이 지나야 FA 자격이 주어지는 반면, 메이저리그는 FA 계약자가 해당 계약을 끝내면 기간에 관계 없이 다시 FA다. 때문에 1년간 리바운딩 하면 곧바로 대박계약이 가능한 구조다. 하주석은 올 시즌 아무리 잘해도 다시 FA를 선언해 직접 자신이 뛸 팀을 고를 권리까지는 갖지 못한다. 하주석에겐 참 추운 겨울이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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