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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지우 기자] 배우 송혜교가 각종 루머에 대한 심경과 이를 극복한 이야기를 전했다.
8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는 송혜교가 출연해 다양한 얘기를 나눴다.
이날 송혜교는 "처음 잘된 작품이 멜로 드라마라 비슷비슷한 역할이 많이 들어왔다. '더 글로리' 하기 전 어느 순간부터 제 연기를 보는데 제가 지루했다. 보는 시청자분들은 진짜 지루하시겠다 싶었다. 표정이 다양하지도 않고 연기에 재능이 없는 것 같아 우울했다. 창피하기도 하고 좀 쉬어야 하나 생각도 했다"며 슬럼프를 겪었던 시기를 털어놨다.
이어 "항상 제가 우선인 적이 없었다. 가족, 사랑하는 친구들. 저는 항상 제게 두 번째였다. 늘 자책을 많이 했다. 인간 송혜교로서도 실수하는 부분만 보였다. 잘한 것도 분명 있을 텐데 잘못한 것만 보이니까 문득 짜증이 나더라. 사람 관계에서 잘하려다가 실수하기도 하고, 생각이 짧아서 잘못 행동한 경우도 있을 테고. 훌훌 털고 나아가야 하는데 계속 '왜 그랬지? 그러면 안 됐는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저를 괴롭혔다"고 고백했다.
또한 송혜교는 "오래 일하다 보니 여기저기서 루머도 많이 들렸다. 인터뷰하거나 잘 모르는 분들을 뵀을 때 루머에 대해 물어보는 경우가 있다. 그럼 '나도 들은 얘기다. 루머 만든 사람한테 물어봐라'고 얘기했다"며 "욕을 너무 많이 먹어서 이젠 솔직히 괜찮다. 저한테 악성 댓글이 달리는 건 괜찮은데, 가족들한테 그럴 땐 마음이 찢어지더라. 워낙 어릴 때부터 활동해서 크고 작은 루머들이 있었다. 제 직업이다 보니 한 귀로 듣고 흘린 적이 많다. 어떨 땐 '이거 좀 아니지 않나' 싶을 때도 있었다"고 회상했다.
송혜교는 노희경 작가의 조언에 따라 5년간 매일 아침 수행, 저녁 수행을 했다고 밝혔다. 아침에 오늘 하루 어떻게 보낼 것인지 적고, 저녁에 오늘 하루 감사했던 10가지를 적는 것이다. 송혜교는 "5년을 매일매일 했다. 작년에 끝났다. 첫날 저녁에 감사할 것 10개를 써야 하는데 하나도 생각이 안 났다. 선생님께 연락드렸더니 오늘 날씨가 좋은 것도, 네가 굶지 않고 밥을 먹은 것도, 반려견이 건강한 것도, 예쁜 꽃을 보는 것도 얼마나 감사하냐고 하셨다. 그 뒤로 쓸 게 너무 많아졌다. 항상 거창한 것만 생각했는데 소소한 것에 감사하기 시작하니 너무 많더라"고 말했다.
송혜교는 "너무 하고 싶은 작품이나, 너무 원하는 것은 항상 제 것이 안 되더라. 그래서 실망도 너무 컸는데 어느 순간 욕심부리지 말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흐르는 대로 두자. 내 거면 나한테 올 거고 아니면 다른 사람에게 가겠지 한다. 그래서 지난날에 후회가 없다. 여자 송혜교, 인간 송혜교, 배우 송혜교로서 다. 즐거운 일도 나쁘고 괴로운 일도 있었지만 원래 삶이 그렇다. 그 순간은 너무 힘들었겠지만 지금은 앞으로 잘 나아가기 위해 좋은 공부했다고 생각한다. 이후로 무엇을 할 때마다 저한테 먼저 묻기 시작했다. 이거 하고 싶어? 먹고 싶어? 물으며 하니 행복이 두 배가 됐다. 그때 만난 게 '더 글로리'다"라고 전했다.
'더 글로리'는 '태양의 후예' 때부터 인연을 이어온 김은숙 작가에게 제안받았다고. 송혜교는 "하고 싶었던 장르기도 하고 문동은 캐릭터도 욕심이 났다. 인간 송혜교가 싫다는 분이 계시면, 배우 송혜교라도 좋아하게 열심히 연기를 하겠다는 생각을 한다. 기존에 하지 않았던 강한 신들을 하다 보니 '나한테 이런 표정도 있었구나' 알게 되고 연기가 재밌었다"고 했다. 또한 "조금씩 준비를 했다. 40대가 되니 외적으로 젊은 친구들과 확연히 다르다. '이제 연기를 정말 잘해야 해. 얼굴로 뭔가 할 수 있는 나이는 아니야'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송혜교는 '지루한 것이 가장 고급스러운 것'이라는 고현정의 말에 동의한다며 "예전엔 내 이름이 꼭 나왔으면 좋겠고, 뉴스에도 제가 언급되길 바랐다. 어릴 땐 그게 너무 좋았다. 지금은 뉴스에 제 이름이 없는 게 행복하다. 아침에 눈 떠서 보면 '아 내 이름이 없다. 행복하다' 싶다. 조금은 지루해도 별일 없이 소소한 하루를 보내는 게 정말 행복하다는 걸 느낀 지 얼마 안 됐다"고 밝혔다.
김지우 기자 zw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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