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일반
27일 임시 공휴일… 31일 연차 쓰면 ‘9일’ 동안 연휴
유통·여행업 매출 증가 기대, 임시 공휴일 지정 화색
제조업체·자영업자, 생산 차질과 인건비 부담 '우려'
[마이데일리 = 한종훈 기자] 정부가 설 연휴 하루 전인 오는 27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했다. 연휴를 늘려 소비를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올해 설 연휴는 오는 28일부터 30일까지다. 27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면서 25∼26일 주말에 이어 30일까지 설 연휴가 6일로 늘었다. 31일에 연차를 쓰면 25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최장 9일 동안 연휴를 즐길 수 있다.
길어진 설 연휴에 유통·여행업계는 위축됐던 소비심리가 조금은 회복되지 않겠냐며 임시공휴일 지정을 반겼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연말 계엄으로 얼어붙은 소비심리가 긴 연휴로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하고 있다.
A 백화점 관계자는 “휴일이 평일보다 매출이 2배 정도 높다. 27일에는 설 막판 구매자들로 인해 매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 같다”면서 “소비심리가 조금은 풀리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B 마트 관계자 역시 “휴일을 앞두고 마트를 방문해 생필품이나 먹거리를 구매하는 고객이 많다”면서 “명절 직전 제수 용품 수요도 몰린다. 매출이 조금은 오를 것 같다”고 내다봤다.
여행사에는 설 연휴 여행 관련 문의와 예약이 늘었다. C 여행사 관계자는 “임시공휴일 지정 소식에 알려진 8일 하루만 80여명의 고객이 사실상 연휴 첫 날인 25일 상품을 새로 예약했다”면서 “최장 9일 동안의 연휴가 생기면서 유럽과 미주 등 장거리 구간의 예약도 대폭 늘었다”고 설명했다.
여행 업계는 경기 부진과 원·달러 환율 급등 그리고 최근 항공기 사고 여파로 해외여행 대신 국내 여행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 2020년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임시공휴일 당일 하루 경제 전체에 미치는 생산 유발액이 4조2000억원, 부가가치 유발액이 1조63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추산했다.
일각에서는 임시공휴일 지정 효과를 내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2023년 정부는 10월 2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했다. 추석 연휴 시작일인 9월 28일부터 개천절인 10월 3일까지 장장 6일의 연휴가 발생했다. 하지만 2023년 10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소매 판매는 전월 대비 0.8% 감소했다.
제조업체는 생산 차질과 인건비 부담을 우려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공휴일 하루 당 8조5000억원의 생산 감소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기업에게는 통상임금의 150%를 지불해야하는 휴일근무수당도 반갑진 않다.
경기 안성시에 있는 농기계 업체 관계자는 “농사철이 시작되기 전까지 기계를 납품하려면 일정이 촉박하다”면서 “27일에도 제품 생산을 해야하는 상황인데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면서 특근 수당을 지불해야 한다. 솔직히 임시공휴일이 반갑지는 않다”고 밝혔다.
소상공인·자영업자 커뮤니티인 아프니까 사장에도 "연휴가 길면 동네 상권은 오히려 장사가 안된다. 일하는 사람 구하기도 힘들다"며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많아져 내수 경기 활성화에 도움이 될지 의문이다"는 등의 반응도 나왔다.
한종훈 기자 gosportsman@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