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마이데일리 = 김도형 기자] 나훈아가 가수 인생을 마무리하는 콘서트를 개최하는 가운데 정치권을 향해 작심 비판을 쏟아냈다.
나훈아는 10일 저녁 서울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2024 나훈아 고마웠습니다 - 라스트 콘서트'(이하 '나훈아 라스트 콘서트')를 열었다. 58년 가수 인생을 마무리하는 이번 콘서트는 오는 12일까지 총 4회에 걸쳐 진행된다.
나훈아는 지난해 2월 가요계 은퇴를 선언했다. 약 1년간 대전, 강릉, 안동, 진주, 인천, 광주 등 전국 각지의 팬들과 작별 인사를 나눴다. 이번 서울 콘서트는 그 대미를 장식하는 공연으로, 나훈아는 이 무대를 끝으로 마이크를 내려놓을 예정이다.
체감 온도 영하 14도로 살을 에는 듯한 칼바람에도 나훈아의 마지막을 담기 위해 현장엔 많은 팬들이 몰렸다. 전연령대가 다 모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할머니, 할아버지의 손을 잡고 온 손자도, 고령의 부모님을 모시고 온 청년층 자녀들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공연은 총 2시간 40분가량 진행됐다. 공연장 내 사진 촬영이 금지될 만큼 비공개 속에 진행됐다. '고향역', '영영', '고향으로 가는 배', '남자의 인생' 등 수도 없이 많은 히트곡을 열창했다.
친근한 매력 또한 여전했다. "서로 말 놓고 이야기하자"며 반말로 토크를 이어가는가 하면, 노래가 바뀔 때마다 옷을 갈아입는 등 철저한 준비를 보였다. 급기야 무대 초중반부터는 이동하지 않고 무대에서 직접 의상을 갈아입는, 그야말로 상남자의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거침없는 발언으로 콘서트 매회가 화제를 모았던 터라 '나훈아 라스트 콘서트'에서도 어떤 이야기가 전해질지 관심이 쏠렸다. 지난 7일 대구 공연에선 이번 탄핵 사태와 관련한 소신 발언을 하며 주목받기도 했다. "정치의 근본이 무엇이냐.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고 배곯지 않게 하는 것이 원리"라며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이날도 나훈아는 정치권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금 하는 짓거리가 국가와 국민을 위한 것이냐"며 "그만두는 마당에 아무 소리 안 하려고 했는데, 왼쪽이 오른쪽을 보고 '잘못했다'고 생난리를 치고 있다. 왼쪽 역시 잘한 게 없다"고 지적했다.
나훈아는 어린 시절 형과 다투면 모친이 형제를 같이 혼냈다는 일화를 전하면서 "형제는 어떤 이유가 있든 싸우면 안 된다고 어머니가 그러셨다. 지금 누가 누구를 어떻게 하고 난리가 났는데, 너희 꼬라지가 정말 국가를 위한 짓거리인지 묻고 싶다"고 따졌다.
그리고는 "지금 우리 머리 위에 폭탄이 떨어져도 이상할 게 하나도 없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텔레비전에서 군인들이 계속 잡혀 들어가고 어떤 군인은 울더라. 여기에 우리 생명을 맡긴다니 웃기지 않냐"고 했다.
"'박수 칠 때 떠나라'는 쉽고 간단한 말의 깊은 진리의 뜻을 저는 따르고자 한다"며 은퇴 의사를 밝힌 나훈아는 오늘(11일) 오후 3시, 저녁 7시 30분 그리고 오는 12일 2회 공연을 통해 약 7만 명의 팬과 작별 인사를 나눈다.
한편, 나훈아는 스스로 밝힌 데뷔 연도인 1967년이래 '무시로', '잡초', '홍시', '테스형' 등의 히트곡을 꾸준히 내며 시대를 풍미했다. 2020년에는 KBS2 추석 연휴 특집 콘서트에서 공개한 '테스형!'으로 화제를 불러 모으며 현역 가수 존재감을 드러냈다.
김도형 기자 circl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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