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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로사 기자] "아름답고 귀한 상을 받게 됐네요."
배우 이순재가 연기 인생 69년 만에 첫 대상을 받았다. 이순재의 진심 어린 수상 소감이 깊은 감동과 울림을 선사했다.
이순재는 지난 11일 방송된 '2024 KBS 연기대상'에서 대상과 베스트 커플상 등 2관왕을 차지했다. 최근 건강 악화로 활동을 중단한 후 3개월 만에 공식 석상에 얼굴을 비춘 이순재는 후배 김용건, 최수종의 부축을 받으며 무대에 올랐다.
박장범 KBS 사장은 이순재에게 트로피를 건네며 "이 상을 드릴 수 있어 영광"이라고 인사했다.
이순재는 "오래 살다 보니 이런 날도 있다. KBS가 방송 역사가 시작된 게 1961년 12월 31일로 기억하는데 '나도 인간이 되련다'에 첫 출연했다. 선배님들 모시고 조그만 역할이지만 했다. 언젠가는 기회가 오겠지 준비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동안 대상은 이순신 장군 같은 역사적 인물이 받았다. 미국에 배우 캐서린 헵번은 30대에 한 번 타고, 60세 이후 3번 상을 탔다. 근데 우리나라는 전부 공로상이다. 60세 넘어도 잘하면 상을 주는 거다. 공로상이 아니다. 연기는 연기로 평가해야지 인기나 다른 조건으로 평가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이순재는 "이 상은 개인의 상이 아니다. '개소리'에는 우리 소피를 비롯해 수많은 개가 나온다"며 "그들도 다 한몫했다. 제가 거제를 4시간 반이 걸리는데 20회 이상 왔다 갔다 하며 찍었다. 다 마찬가지다"라고 공을 돌렸다.
이순재는 자신이 재직 중인 가천대학교 학생들도 언급했다. 그는 "총장님의 배려로 가천대학교 석좌교수로 13년째 근무하고 있다. 촬영하느라 도저히 (수업) 시간이 안 맞아서 학생들한테 '정말 미안하다. 교수자격 없다'고 했는데 '걱정하지마라, 드라마 잘하시라'고 해서 눈물이 나왔다. 그 학생들 믿고 나름대로 최선 다해서 오늘의 결과가 온 거로 알겠다. 감사하다"고 눈물을 보였다.
끝으로 이순재는 "늦은 시간까지 와서 격려해주신 시청자 여러분, 집안에서 보고 계신 시청자 여러분 평생동안 신세 많이 지고 도움 많이 받았다"며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를 전했다.
이순재는 1956년 연극 '지평선 너머'로 데뷔해 드라마, 영화, 연극 등 수백 편의 작품에 출연했다. 2007년 MBC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으로 연예대상을 수상한 적은 있으나 유독 연기대상과는 인연이 없었다.
그러나 이순재가 2024년 90세의 나이로 대상을 받으면서 지상파 3사 최고령 대상 수상자가 됐다. 69년의 긴 세월 동안 배우의 길을 걸어온 이순재에게 존경의 마음을 담은 기립 박수가 쏟아졌다.
박로사 기자 teraros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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