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1~2년 해보고, 와다처럼 줄이자.”
와다 츠요시(44, 은퇴)는 일본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좌완 투수였다. 메이저리그에 도전한 시간도 있었지만, 2003년부터 올해까지 일본에선 소프트뱅크 호크스에서만 몸 담았다. 일본 통산 334경기서 160승89패 평균자책점 3.18, 통산 2099⅔이닝을 소화했다. 국제대회서 한국을 상대로 매우 잘 던졌다.
일본에 와다가 있다면, KBO리그에는 양현종(37, KIA 타이거즈)이 있다. 양현종도 와다처럼 미국에 도전한 시간도 있었지만, 국내에선 KIA 프랜차이즈 대투수다. 2007년에 입단, 작년까지 17년간 513경기서 179승118패9홀드 평균자책점 3.83을 기록했다.
통산 2076탈삼진으로 이미 1위를 달린다. 통산승리와 이닝(2503⅔이닝)은 2위다. 210승, 3003이닝으로 이 부문 1위를 달리는 송진우를 추격한다. 앞으로 3~4년 꾸준히 뛰면 충분히 송진우를 넘어설 전망이다. 데뷔 후 팔이나 어깨에 칼 한번 대지 않고 건강하게 달려온 대투수다. 올 가을 다시 KIA와 FA 계약을 맺을 전망이다.
특히 양현종은 2014년부터 2024년까지 KBO리그에서 10시즌 연속 170이닝 이상 투구했다. 송진우조차 하지 못했던 대업이다. 그러나 양현종은 이범호 감독과 합의 끝에 올 시즌부터 더 이상 170이닝을 던지지 않기로 했다. 이닝을 줄이고 체력을 안배하며, 부상 위험성을 낮춰 오랫동안 선수생활을 하기 위한 목적이다.
결국 규정이닝(144이닝)을 넘어서는 수준으로 조절될 것으로 보인다. 많아야 150이닝 수준이라고 보면 될 듯하다. 사실 양현종이어서 이게 쉬워 보일 뿐, 리그에서 140~150이닝을 넘기는 투수가 많지 않다. 구속혁명으로 선발투수들이 점점 힘을 많이 쓰고, 감독들은 그런 선발투수들을 보호해주면서 불펜투수들을 더 많이 활용한다. 현대야구의 트렌드다.
이범호 감독은 16일 공개된 이대호의 유튜브 채널 이대호[RE:DAEHO]를 통해 “고척에서 ‘현종아, 니가 앞으로 더 많은 승수를 올리고 롱런을 하려면 1년에 170이닝 이상 던지면 이제 곧 힘들어진다. 규정이닝만 던지자. 한 1~2년을 해보고 와다처럼 줄이자’라고 했다. 100~120이닝, 130이닝 던질 수 있는 선수들을 키우는 시간까지 현종이를 관리하고, 그렇게 가는 게 맞지 않겠나 그랬다”라고 했다.
와다도 미국 진출하기 전엔 시즌 180이닝만 네 차례나 넘긴 이닝이터였다. 그러나 시카고 컵스에서 퇴단하고 2016년 소프트뱅크로 돌아온 뒤 이닝 수가 확 줄었다. 부상도 있었지만, 끝내 43세 시즌까지 현역 생활을 했다. 불펜으로 돌아서기도 했다.
이범호 감독은 “4~5월, 6월까진 로테이션을 지켜주고, 7월에 조금 휴식기를 갖고 던지면 된다. 한번 던지고 빠지고, 다시 올라와서 또 한번 빠지고. 이렇게 한~두 번, 세 번 정도 관리해서 빠지면 훨씬 더 좋은 공을 던질 수 있지 않을까”라고 했다.
140~150이닝을 던져도 3~4년이 지나면 충분히 송진우를 넘을 수 있다. 40세 시즌까지 건강하게 던지는 게 가장 중요하다. 와다처럼 43세 시즌까지 뛰면 KBO리그 투수 역사에 독보적인 한 획을 그을 전망이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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