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지우 기자] 관객들을 만난 배우 송중기와 권상우의 극과 극 선택이 다른 결과를 초래했다.
송중기는 최근 서울 메가박스 성수에서 진행된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 마지막 GV에서 눈시울을 붉혔다. 이날 특별 게스트로 자리한 배우 이성민은 "주차장이 텅텅 비어 있어서 마음 아팠다. 극장에 사람이 없는 것 같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극장에 관객이 없을 때 배우들은 참 힘들다. 특히 그런 기간에 영화를 개봉하면 정말 죽고 싶다"고 말했다.
송중기는 "오늘 GV를 끝으로 '보고타' 홍보 일정은 완전히 끝이 났다. 선배님 말씀처럼 한국 영화가 너무 어려운 상황이다. 영화가 극장에 걸리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상황이다. 저도 영화를 위해 어느 때보다 열심히 홍보했다. 알리고 싶었고 예쁘게 보이고 싶었다. 부족하고 욕을 먹더라도 이 상황을 좋게 해보려고 노력했는데... 영화를 봐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며 울컥했다.
반면, 권상우는 15일 진행된 '히트맨2' 무대인사에서 "전 여러분께 '제발 이 영화 재밌게 봐주세요. 제발 주변에 소문 좀 내주세요' 이런 약한 말 하고 싶지 않다"며 운을 뗐다. 곧바로 무릎을 꿇은 그는 "진짜 '검은 수녀들' '말할 수 없는 비밀' 이기고 싶다. 잘 찍었으니까 재밌게 보시길 바란다. 시즌3에서 뵙겠다"고 간절함을 드러냈다.
권상우가 무릎을 꿇자 옆에 있던 이이경도 함께 무릎을 꿇었고, 그 밖의 배우들도 하나둘 무릎을 꿇었다. 돌직구 발언에 현장에는 웃음이 터져 나왔다. 또 다른 무대인사 영상에서도 권상우는 냅다 무릎을 꿇으며 "도와주십쇼. 재밌습니다" "간절합니다. 저희 정말 더운 여름에 열심히 찍었습니다. 재밌게 봐주시고, 곧 '히트맨3'에서 만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고 진심을 어필했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도 "유쾌하다"는 반응이다. 한 누리꾼은 "영화계 어렵다고 우는소리 하는 누구보다 호감"이라며 송중기를 간접 언급하기도 했다.
송중기는 '화란' '로기완' '보고타'에 이르기까지 연이은 흥행 실패를 맛봤다. 지난달 31일 개봉한 '보고타'는 17일 기준 누적관객수 40만을 웃돌고 있다. 이대로면 손익분기점 300만에 턱없이 못 미칠 전망이다. 한국 영화계 전반의 침체는 사실이다. 그러나 비슷한 시기 개봉한 '하얼빈'은 400만 이상 관객을 모았다. 650만 손익분기점에 도달할지는 미지수지만, 나름 관객들의 표심을 이끌었다.
'보고타' 참패의 결정적인 이유는 "개연성 없다" "산만하다" "뻔한 전개" "연기조차 엉성하다"는 실관람평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작품이 아쉽다는 여론은 뒤로 한 채 한국 영화계의 어려움만을 토로하는 송중기의 모습은 대중의 공감을 사지 못했다. 특히나 사회적 경제적으로 성공한 연예인의 '투정'을 포용할 만큼 여유 있는 사회가 아니다. '홍보에 들인 노력 대비 성과를 얻지 못했다'는 송중기의 발언은 일각에서 "자기 연민" "투정" 등 반감을 샀다.
권상우 역시 상황이 좋지만은 않다. 수년간 작품 흥행에 실패하며 슬퍼도 송중기보다 더 슬픈 상황이다. 2020년 영화 '히트맨'에 이어 이번 '히트맨2'가 개봉하지만, '검은 수녀들' 등 기대작을 마주하게 됐다.
권상우는 최근 진행된 언론 인터뷰에서 "'미션 임파서블' 속 톰 크루즈만큼 뛰었다"며 "제가 가진 게 많지 않은 배우라 그런지 관객들에게 최대한 가진 걸 보여드리고 싶다. 돈 내고 영화 보시는데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장에서 구르고 땀 흘리는 게 스스로 관객들에게 최선을 다한다는 만족감을 준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에 현장에서 별것도 아닌데 엄살떠는 배우들이 있었다. 그걸 보고 충격을 받았다. 누군가 나를 그렇게 보는 순간이 오면 기분이 안 좋을 것 같다. 액션에 대해서는 어느 배우보다도 열정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작품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다. 권상우가 인터뷰에서 말한 열정은 무릎을 꿇은 무대인사까지 고스란히 이어졌다. 위트 있게 전한 간절함은 영화를 보러 온 관객들에게 부담보다 웃음을 줬다. "경쟁작을 이기고 싶다"는 센 발언도 공감받은 이유다.
김지우 기자 zw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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