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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서연 기자] 80년대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사극 전문 배우가 치매 노모를 요양원 방임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17일 방송된 SBS '궁금한 이야기Y'에서는 폐업을 앞둔 요양원에서 방임된 할머니의 사연이 그려졌다.
단기 치매를 앓고 있는 최순남(가명) 할머니는 경영난으로 올해 초 폐업을 결정한 요양원을 떠나지 못하고 있었다. 최순남 할머니의 아들 박씨는 1년 넘게 요양비를 밀린 상태이며, 지난해 11월부터 연락이 끊었다고. 이 때문에 최순남 할머니는 다른 요양원으로 이소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요양원장은 "금액이 문제가 아니다. 금액이 문제였으면 1300만 원이 밀릴 때까지 저희가 모시고 있지 않았을 것"이라며 "어르신 거처가 문제"라고 했다.
최순남 할머니는 치매에도 아들 박씨의 휴대폰 번호를 잊지 않기 위해 여기 저기 연락처를 써놨다고 했다. 요양원장은 "아들이 전화가 올지도 모르니까 (휴대폰) 충전을 100%로 해놓고 대기하고 있다. 슬픈 일이다"라고 안타까워 했다.
또한 최순남 할머니는 아들 박씨가 미국에 있다고 했으나, 박씨가 한때 사용했던 할머니 휴대폰을 살펴보니 최근 접속 장소는 한국이었다.
박씨는 과거 사극 전문 배우로 활발히 활동했으며, 사극 속 사망 전문 역할로 주목받기도 했다. 배우 이창훈은 "그 당시 꽤 인지도가 있었다. '언제 같이 우리 일해야지'라고 했는데 사실 주인공은 한 명이라 주인공끼리는 같이 못 만난다는 농담도 했었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박씨는 언젠가부터 작품에서 모습을 감춘 뒤, 요식업에 뛰어들었지만 실패해 거액의 빚을 떠안게 됐다고. 박씨의 지인은 "옛날에 자기가 탤런트였다는 걸 못 내려놓더라. 실질적으로 막노동이나 일용직이라도 가야 되는데 허리가 안 좋았다. 그러다가 '이제 일 하려고 한다'고 하더니 화장품류, 의료기 개발(사업한다고) 들었다"고 했다. 그러나 확인 결과 박씨는 건강기능식품 관련 회사에서 일을 하다 사무실 자체가 사라져 그만 둔 지 오래 됐다.
박씨는 85만 원가량의 요양비를 제때 내지 않았고, 지난달 연락이 두절됐다. 요양원장은 "제일 마지막에 500만 원 부치고 난 다음에는 계속 미납이다"라고 밝혔다.
이후 박씨는 제작진에게 뒤늦게 연락해 "요양원에 채무가 있지 않나. 어떤 방법으로든 그걸 해결하려고 백방으로 알아보느라 연락을 못 드렸다. 지금 공황 장애에 우울증이 와서 사람하고 소통을 못한다"라며 어머니를 방임한 것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이어 제작진이 어머니를 다른 곳으로 모셔드리기로 했다고 하자, 박씨는 "어디인지 메시지를 달라. 일이 이렇게 결과가 나쁘게 나왔지만 어떻게든 내 채무니까 어머님하고 다달이 얼만큼씩이라도 상환하겠다"고 약속했다.
노인보호전문기관 관계자는 "통장 재발급해서 공무원 연금 그쪽으로 들어올 수 있게끔 조치할 예정이다. 학대 여부 판정을 한 다음에 경찰에 수사 의뢰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박서연 기자 lichts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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