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가수 박군이 어려웠던 가정형편을 떠올리며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전했다.
20일 방송된 종합편성채널 채널A '절친 토큐멘터리-4인용 식탁'에서는 1세대 요리 연구가 심영순이 이사한 지 2년 된 집을 방송 최초로 공개하며 한복 디자이너 박술녀, 천하장사 이만기, 트로트 가수 박군을 초대했다.
이날 박군은 심영순이 만든 김치찜을 먹고는 "정말 내 소울푸드, 정말 사랑하는 음식이 신김치다. 그 신김치로 한 김치찜을 너무 좋아하는데 선생님이 일부러 해주셔서 너무 감동이다. 방금 한 젓가락 먹었는데 갑자기 또 엄마 생각이 난다. 너무 감사하다"며 감동을 전했다.
그는 "나는 성공한 덕후다. 최근에 요리 자격증도 땄다. 한식을 먼저 땄어야 하는데 중식을 먼저 땄다. 한식이 너무 어려워서 중식부터 따고 응용해서 하면 한식이 쉬워질 것 같았다"며 "외식업을 하려는 건 아니다"고 고백했다.
이어 "사실 내가 부모님을 빨리 여의고 어릴 적 부모님께 내 손으로 맛있는 요리 한 번 못 해 드렸다. 부모님을 생각하면서 전국에 계신 독거 어르신들에게 식사봉사를 하기 위해 자격증을 취득했다"며 "내가 정확히 공부하고 알아서 가면 더 영양가 있고 맛있는 요리를 해드릴 수 있을 것 같았다"고 감동을 자아냈다.
그러자 이만기는 "솔직히 말해라. 중식이 더 배우기 쉽지"라고 돌직구를 던졌다. 결국 박군은 "그렇다. 내가 중국집 아르바이트를 6년 가까이했다. 중식은 그나마 가까이 있어서 했는데 중식도 어렵다"며 "그런데 더 어려운 게 선생님들이 말씀하시는 게 한식이다. 선생님들이 중식의 세 배 정도라고 하시더라"라고 털어놨다.
이에 심영순은 "중국요리를 한국사람이 하면 안 된다. 왜 안되냐면 양식도 하면 안 된다. 한식을 해야 한다"라고 충고했다. 박군은 "선생님, 명심하겠다. 그런데 지금 한식을 따기 위해서 스킬을 늘리고 있다"며 말하자 심영순은 "절대로 한식을 배워야 한다. 한번 배워서 자격증 땄다고 그만두면 안 된다"고 당부했다.
이만기는 "선생님 말씀은 쉬운 것부터 배워서 한식을 바라보고 가는 것 아니냐. 선생님은 거꾸로다. 복잡한 것을 배우고 나면 그다음은 쉽게 가니까"라며 심영순의 조언을 해석했다. 하지만 심영순은 "그게 아니다"며 "한식도, 중식도 아닌 이상한 걸 만들어낼 수 있다. 그러니까 전통한식을 계속 배워서 칼 하나만 들고 전 세계로 뛰어도 먹고살 수 있어야 한다"고 짚었다.
이후 박군은 "사실 나보다 더 어려운 시대에 다 사셨겠지만 나는 내 나이에 비해 집이 조금 어려웠다. 초등학교 4학년 때 냉장고가 들어왔다"며 "그전에는 한여름이 되면 김치 위에 골마지가 하얗게 생기지 않나. 4~5일 지나면 확 생긴다. 버릴 순 없으니까 걷어내고 씻어 먹었던 기억이 난다"라고 어려웠던 어린 시절을 회상했다.
이어 "어머니가 편찮으실 때도 처음으로 해드렸던 음식이 김치죽이다. 엄마가 한 거랑 똑같이 김치 (골마지를) 걷어내고 밥솥도 없었으니까 식은 밥이 있으면 밥 넣고, 물 넣고, 김치 넣고 끓이다가 참기름을 넣었다. 어릴 때 편찮으실 때 어머니께 해드렸던 게 처음이자 마지막 요리"라고 말해 안쓰러움을 자아냈다.
이를 들은 박술녀는 "엄마 정이 그리울 텐데 아프셨다니 안쓰럽다"라고 마음을 전했다. 이만기는 "어머니가 우리 박군 노래가 유명해지고, 가수 되는 걸 보고 가셨냐"라고 물었다.
박군은 "어머니는 못 보셨다. 일찍 돌아가셨다"며 "처음에 15세 때 (어머니가) 말기암 판정을 받으시고, 일을 못하시니까 내가 그때부터 아르바이트를 했다. 어머니가 3개월 정도 사신다고 하셨는데 7년 가까이 오래 사셨던 게 아들이 성인 되는 걸 보고 돌아가시려고 일부러 버티셨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군대 가 있을 때 돌아가셔서 내가 가수 되는 건 어머니가 못 보셨다. 그래서 가수 되고 난 뒤 (산소에) 찾아가서 처음 가수가 됐던 그 곡을 엄마한테 틀어주면서 따라도 불렀다"며 "아침밥상'이라는 곡인데 '엄마, 나 노래 나왔어. 엄마 생각하면서 만들어진 노래야'하며 틀어드렸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안겼다.
그러더니 박군은 즉석에서 심영순에게 '아침밥상' 한 소절을 선물했다. 그는 "어릴 적 엄마랑 같이 고기반찬은 없었어도 된장국에 시래깃국에 밥 한 그릇 먹고 학교 가라고 했던 엄마를 생각하며 만든 곡"이라며 "선생님께서 내가 좋아하는 김치찜을 해주셔서 엄마 생각이 너무 많이 난다"고 털어놨다.
심영순은 "세상에, 젊은이가 이렇게 효자고 또 세상을 먼저 읽고 요리 자격증을 땄다. 자기 나름대로 세상에 봉사하기 위해서 그런 요리를 배웠다니까 할 말이 없다"면서도 "기왕이면 한식을 열심히 배워서 우리 한식을 전 세계에 알렸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강다윤 기자 k_yo_on@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