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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정빈 기자] 일본 최대 민영방송사 후지TV가 연예인 성상납 의혹으로 초유의 위기를 맞았다. 국민 아이돌 그룹 스마프(SMAP) 출신 연예인 나카이 마사히로(52)에 대한 후지TV 간부들의 성상납 관여 폭로가 이어지며 대기업 광고주들이 무더기로 광고 중단을 선언하는 등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중이다.
주간지 여성세븐은 지난해 12월 19일 스마프 리더였던 나카이 마사히로의 여성 문제를 보도했다. 이어 주간지 주간문춘이 후지TV 편성 간부가 자사 여성 아나운서들에게 성상납을 강요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논란이 확대됐다.
보도에 따르면 후지TV 간부는 여성 아나운서들을 호텔로 불러 나카이와 저녁 자리를 갖도록 했고 이후 자리를 빠지며 성접대를 종용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피해 여성 중 한 명은 원치 않는 관계를 맺은 사실을 회사에 보고했고 나카이로부터 합의금 9000만 엔(약 8억 2000만 원)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나카이는 지난 9일 개인 홈페이지를 통해 "트러블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의혹을 인정했지만 "합의가 성립돼 앞으로 연예 활동에 지장이 없다"는 입장을 밝히며 여론의 비난을 피하지 못했다.
후지TV에 대한 성상납 의혹이 확산하자 일본 대기업들이 광고를 철회하며 강경한 대응에 나섰다. 도요타자동차, 세븐&아이홀딩스, 기린홀딩스 등 최소 80개 기업이 광고를 중단하거나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대표 생활용품 기업인 '카오'는 "자사의 인권 방침과 기업 이념에 따라 종합적으로 판단했다"고 광고 중단 이유를 설명했으며 '산토리홀딩스'는 "후지TV가 더 높은 투명성으로 조사 결과를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일본 소방청은 후지TV 드라마와 연계된 홍보 포스터 배포를 연기하며 사건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후지TV는 논란이 커지자 17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사과하고 제3자 중심의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조사를 시작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기자회견 중 방송 취재를 제한하는 등 부실 대응으로 또다시 비판을 받았다.
후지TV의 모기업 후지미디어홀딩스의 주요 투자자인 미국 달튼 인베스트먼트는 "진실 은폐는 용납할 수 없다"며 기업 지배구조 문제를 제기했고 일본 정부도 진상 규명에 대한 요구를 강하게 내놨다. 사태가 커지자 무라카미 세이치로 총무상은 "독립성을 확보한 형태로 신속히 조사해 신뢰를 회복하라"고 압박했다.
나카이는 일본 방송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인물이었으나, 이번 사건으로 출연 중이던 방송 프로그램들이 폐지되거나 출연 장면이 삭제되는 중이다. TBS, 니혼TV 등 주요 방송사들은 나카이와의 관계를 정리하고 내부 조사에 착수한 상태이다.
후지미디어홀딩스에서 후지TV가 차지하는 매출은 전체의 40%에 달하며, 광고 매출 감소는 그룹 전체의 존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이다. 임시 주주총회 개최 요구와 함께 후지TV 내부에서도 "회사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는 중이다.
박정빈 기자 pjb@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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