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안 하면 혼나요. 나한테.”
KIA 타이거즈 타격장인 최형우(42)는 매년 스프링캠프에 앞서 후배들과 개인훈련을 소화한다. 코로나19 시국에는 고향 전주에서 훈련했고, 해외로 떠나기도 했다. 올해 행선지는 괌이었다. 단골손님 이우성에 예비 FA 최원준, KIA 출신 류지혁(삼성 라이온즈)까지 4인방이 뭉쳤다.
최형우는 자신이 잘하든 못하든 4번타자에서 물러나야 하고, 후배들이 더 치고 올라와서 KIA 중심타선을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자신의 주최한 미니캠프는 후배들과 좀 더 긴밀하게 소통할 수 있는 장이다.
이우성은 이미 몇 년 전부터 최형우와의 개인훈련이 너무 소중하다고 말해왔다. 평소에도 믿고 따르는 선배 최형우에게, 진지한 기술조언을 들을 수 있는 시간이다. 최원준 역시 FA를 앞두고 최형우에게 궁금한 게 왜 없으랴. 이들은 서로가 서로의 타격을 봐주며 자연스럽게 피드백을 주고받았을 것이다.
최형우는 2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 스프링캠프로 떠났다. “말 잘 듣고 열심히 하고, 잘 했어요. 저랑 매년 가는 애들은 열심히 안 할 수 없다. 안 하면 혼나요 저한테. 무조건, 기본적으로 내가 정해놓은 스케줄은 무조건 해야 하기 때문에 다 열심히 할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
개인훈련이라고 해도 제법 촘촘하게 일정을 짜고 이행한 듯하다. 최형우가 그만큼 후배들에게 신뢰를 받는 선배라서 자연스럽게 리더십을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 이젠 팀이 다른 류지혁이 함께할 수 있었던 것도 서로의 믿음 덕분이다.
최형우는 “원래 다른 후배를 데려가려고 했는데 우성이가 ‘지혁이 형도 같이 데려가고 싶은데’라고 했다. 그러면 같이 가자고 해서 같이 갔다”라고 했다. 모르는 사이도 아니고, 류지혁은 불과 1년 반 전까지 KIA 식구였다.
올 시즌 이우성, 최원준, 류지혁의 성적이 궁금하다. 이우성의 경우 2024시즌 여름 햄스트링 부상 후 돌아왔으나 끝내 타격감을 찾지 못하고 시즌을 마무리했다. 최원준은 2023시즌 부진 여파에서 벗어났으나 애버리지를 한 단계 높이면 FA 시장에서 더욱 좋은 계약을 맺을 수 있다. FA 계약을 체결한 류지혁 역시 삼성에서 고참으로서 해야 할 역할이 많다.
물론, 최형우 역시 괌에서 큰 변화를 꾀했다.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타격 폼을 수정했다고 털어놨다. 자신이 4번타자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했지 자신이 야구를 대충하겠다고 말한 적은 없다. 본인의 변화 역시 후배들에게 객관적으로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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