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보시면 압니다.”
KIA 타이거즈 간판스타 김도영(22)의 2024시즌 유일한 흠이 실책이었다. 30개로 리그 최다 1위였다. 물론 1111이닝으로 수비 최다이닝 6위이자 3루수 1위이긴 했다. 그렇다고 해도 실책왕 타이틀은 김도영에게 전혀 반갑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3루 수비를 프로에 와서 전문적으로 처음 해봤다. 3루 수비와 유격수 수비는 엄연히 다르다. 타구의 성질이 다르기 때문에 스텝부터 다르다는 게 수비코치들의 설명이다. 디테일한 움직임에 완전히 적응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실제 김도영은 후반기에 실책이 눈에 띄게 줄었다. 결정적으로 한국시리즈와 프리미어12서 단 1개의 실책도 범하지 않았다. 그냥 실전에 계속 나가서 실책이 저절로 줄어든 게 아니었다. 박기남 수비코치와 꾸준히 핸들링 훈련을 소화했다. 무더운 여름에 타격훈련을 생략해도 핸들링 훈련만큼은 거르지 않았다.
김혜성, 송성문(키움 히어로즈) 등 수비를 잘 하는 타 구단 선배들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본인이 수비를 잘 하고 싶은 욕심, 책임감이 대단하다. 수비가 잘 안 되면 자포자기하거나 타격에 더 집중하는 선수들과 확실히 달랐다.
30개의 실책을 범한 선수의 마음은 역시 30개의 실책을 해본 이범호 감독이 잘 안다. 이범호 감독은 김도영과 반대 케이스였다. 주 포지션이 3루수인데 2004년에 유격수로 뛰면서 30개의 실책을 기록했다. 이후 3루수로 돌아갔고, 공수겸장 3루수로 이름을 드높였다.
이미 이범호 감독은 2024시즌 초반부터 미래를 꿰뚫어봤다. 김도영이 실책을 한창 많이 하고 선배들에게 얼굴을 못 들었을 때부터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내년엔 더 잘 할 겁니다”라고 했다. 성장통의 시간, 경험의 시간을 겪으면 무조건 잘할 것이란 믿음이었다.
그 믿음은, 2025시즌에 KIA의 전력, 성적으로 보답 받을 수 있다. 김도영은 2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 스프링캠프로 떠나며 실책이 줄어들 것 같다고 하자 “보시면 압니다”라고 했다.
짧고 굵은 한 마디 속에 결연한 의지가 보였다. 김도영은 “수비코치님과 대화를 많이 했다. 작년 시즌 후반에 나름대로 좋았던 기억이 있다. 그 기억을 꾸준히 살려서 하다 보면 실책은 줄어들 것이라고 본다”라고 했다.
올 시즌 김도영은 진정한 공수겸장 3루수가 된다. 천재가 도약을 선언하면 아무도 못 말린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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