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공항 박승환 기자]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롯데 자이언츠는 24일 인천 국제공항을 통해 대만 타이난으로 떠났다. 김태형 감독 및 13명의 코칭스태프와 투수 20명, 포수 5명, 내야수 9명, 외야수 7명을 포함한 총 41명의 선수단이 참가하는 이번 스프링캠프는 내달 21일까지 진행되며, 22일부터 일본 미야자키로 옮겨 2차 캠프를 진행한다.
롯데는 2022시즌에 앞서 스토브리그에서 '큰 손'의 면모를 제대로 뽐냈다. '토종에이스' 박세웅과 5년 90억원의 연장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포수 유강남과 4년 총액 80억원, 유격수 노진혁와 4년 총액 50억원의 계약을 맺으며 줄곧 '약점'으로 지적받았던 센터라인을 보강했다. 그리고 오프시즌 막바지 3+1년 총액 40억원의 계약을 통해 선발과 불펜으로 모두 활용할 수 있는 한현희까지 품에 안았다.
하지만 전력 보강의 효과는 두드러지지 않았다. 2022시즌 롯데는 64승 4무 76패로 리그 8위에 머물렀고, 시즌이 채 끝나기도 전에 래리 서튼 감독이 스스로 지휘봉을 내려놓는 등 표류했다. 이에 롯데는 시즌이 끝난 뒤 다시 큰 변화를 가져갔다. 바로 KBO 역대 최초 7년 연속 한국시리즈(KS) 진출이라는 업적을 보유하고 있는 '명장' 김태형 감독을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한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에도 결과는 같았다. 롯데는 정규시즌 일정이 시작되기도 전부터 주축 선수들이 부상을 당하는 등 온갖 악재에 시달렸고, 66승 5무 74패(7위)에 그치며, 2017년 이후 7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 소위 '비밀번호'로 불리고 있는 암흑기를 되풀이 했다. 그래도 긍정적인 요소가 많았던 시즌임은 분명했다. 가장 눈에 띄는 성과는 반 강제적이었지만, '세대교체'가 이뤄졌다는 점이다.
2023시즌 본격 주전으로 거듭난 윤동희는 지난해 141경기에서 156안타 14홈런 85타점 타율 0.293 OPS 0.829로 '에버리지'를 쌓아가기 시작했고, 2023년 어려움을 겪었던 황성빈도 125경기에서 117안타 4홈런 94득점 51도루 타율 0.320 OPS 0.812로 부활했다. 그리고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나승엽이 121경기에 출전해 127안타 7홈런 66타점 타율 0.312 OPS 0.880으로 주전 자리를 꿰찬데 이어 고승민이 주전 2루수로 정착하며 148안타 14홈런 87타점 타율 0.308 OPS 0.834로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2023년 한동희가 군 입대를 앞두고 있던 상황에서 롯데는 주전 3루수에 대한 고민을 안고 있었는데, 이 또한 트레이드를 통해 지워냈다. 군필 사이드암 파이어볼러인 우강훈을 내주고 데려온 손호영이 102경기에서 126안타 18홈런 78타점 타율 0.317 OPS 0.892로 재능을 만개했다. 잦은 부상이 가장 큰 걸림돌이지만, 아프지 않은 손호영이라면 주전 3루수를 맡아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그 결과 '윤고나황손'의 연봉은 그야말로 수직 상승했다.
24일 출국을 앞둔 김태형 감독은 '윤고나황손'의 성장에 대한 질문에 "(윤)동희는 그전에도 잘 했지만, 그렇게 꾸준히 페이스를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지 않나. 다른 선수들도 좋아지고 연봉도 많이 올랐다"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하지만 우려도 없진 않다. 아직 경험이 많지 않은 선수들인 만큼 '에버리지'가 형성되지 않았기에 지난해의 좋은 모습이 올 시즌까지 이어진다는 보장이 없다는 점이다.
사령탑은 선수들이 '부담'을 갖지 않기를 희망했다. 그는 "이게 두 가지다. 더 잘하려고 하다가 부담을 느끼는 것과 긍정적으로 더 편안하게 하는 것이다. 선수들도 감독의 성향을 알게 됐으니, 조금 더 편안하게 야구를 했으면 좋겠고,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신뢰를 드러냈다.
지난해까지 7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롯데, 김태형 감독은 올해는 반드시 암흑기에서 탈출하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그만큼 훈련 강도도 강할 예정이다. 김태형 감독은 "코치들에게 '스케줄을 빡빡하게 가져가라'는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절대 무리는 시키지 말라고 했다. 베테랑들은 알아서 하지만, 어린 선수들은 쫓아가다가 무리할 수 있다. 그 부분을 잘 체크하면서 캠프를 진행하겠다"며 "올해 따져보니 5강 들어가는 것이 빡빡해 보이더라. 하지만 야구는 항상 변수가 있다. 우리도 올해 기대를 해 달라. 작년보다는 훨씬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롯데는 대만과 일본으로 이어지는 1~2차 캠프를 통해 대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2025 구춘 미야자키 베이스볼 게임즈 리그에 참가해 본격 실전 감각을 끌어올린다. 사령탑은 "일본 팀과 경기 잡는 것이 쉽지 않은데, 치바롯데 등과 교류전을 계속해서 하는 것은 굉장히 좋다. 그리고 대만 대표팀도 우리 쪽에 먼저 연습경기를 하자고 요청을 했더라. 굉장히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인천공항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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