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공항 박승환 기자] "우리라고 못 가라는 법은 없지 않나"
롯데 자이언츠 전준우는 24일 인천 국제공항을 통해 대만 타이난으로 출국했다. 7년 연속 포스트시즌 실패의 아쉬움을 겪은 전준우는 "올해는 심기일전해서 진짜 한번 잘해보겠습니다"라는 각오를 내비쳤다.
2023시즌이 끝난 뒤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은 전준우는 4년 최대 47억원의 계약을 맺으며 '종신 거인'을 선언했다. 타 구단의 제안이 있었지만, 전준우는 롯데 남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2021-2022년에 이어 지난해 다시 '캡틴'의 역할을 맡게 됐고, 부상으로 인해 공백기를 갖기도 했으나, 109경기에서 124안타 17홈런 82타점 타율 0.293 OPS 0.854로 변함없는 활약을 펼쳤다.
그리고 전준우는 올해도 롯데의 주장 완장을 차게 되면서, 롯데 선수로는 가장 오랜 기간 캡틴 역할을 맡게 됐다. 24일 출국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전준우는 "작년에 선수들이 너무 잘했기 때문에 올해 기대가 된다. 주장은 하다 보니 그렇게 됐는데, 동생들의 짐을 내가 덜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조금 더 힘들고, 동생들이 야구에만 전념하는 것이 맞다"고 쑥스럽게 웃었다.
사실 주장직을 내려놓고 싶은 마음도 없진 않을 터. 전준우도 "올해가 마지막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선수들도 주장을 떠나서 팀에 대한 애정이 많이 생긴 것 같다. FA를 비롯해 다른 데에서 온 선수들도 많기 때문에 팀에 잘 녹아들게 하려면 내가 앞장서서 선수들을 잘 이끌어야 한다. 그렇게 해야지만, 팀 분위기가 더 좋아지고, 성적이 잘 나온다"며 차기 주장에 대한 질문에는 "야수 쪽에서는 (유)강남이가 팀의 중심을 많이 잡아주면, 더 잘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롯데는 지난해 또다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면서 기록이 7년 연속으로 늘어났다. 이에 선수들은 구단 최장기간으로 연결될 수 있는 8년 연속 실패의 수모는 겪지 않기 위해 겨우내 구슬땀을 흘렸다. 2024시즌이 끝난 뒤 이전보다 더 많은 선수들이 이를 갈았다. '사직구장의 분위기가 이전과 많이 달랐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사직을 자주 찾았던 것은 아니지만, 전준우도 이러한 모습을 알고 있었다.
그는 "구단 트레이닝 코치님들과 구단에서 많이 신경을 써주셔서 선수들이 일본도 다녀왔고, 사직구장에서도 체계적으로 운동을 많이 하고 있더라. 그래서 예년보다는 준비를 더 잘했다고 생각한다"며 "(김)원중이나, (구)승민이는 알아서 잘 하는 스타일이다. 작년에는 안 좋았던 해였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는다. (정)철원이도 두산에 있을 때 위협적인 투수였다. 투수들에 대해선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타자들이 더 잘해야 한다. 작년에 너무 잘했기에 이제 타자들도 자신이 뭘 해야 하는지 잘 알 것"이라며 지난해 알을 깬 선수들에 대해서는 "조심해야 할 부분이라기보다는 잘 준비를 해야 한다. '작년에 이만큼 했으니, 이 정도만 하면 되겠다'라는 생각보다는 다른 팀에서 더 많이 분석을 했을 것이고, 약점을 파고들 텐데 지지 않기 위해서 더 많은 준비와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롯데의 공격력은 지난해보다 올해 조금 더 나아질 수 있다. 이유는 사직구장에 설치돼 있던 일명 '성담장'이 사라졌기 때문. 더 많은 피홈런으로 연결될 수도 있지만, 타자 입장에서는 높은 담장이 사라진 것은 분명 반가운 일이다. 전준우는 "사실 우리는 잠실보다 더 멀다고 생각을 했었다. 라인드라이브 타구가 많은 팀이기 때문에 우리에겐 담장을 없앤 것이 더 유리하게 작용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마운드까지 원래 위치로 갔다면 더 좋았을 테지만, 담장을 내린 것만 해도 타자들의 부담이 덜어졌을 것이다. 선수들도 요청을 했고, 구단도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 같다"며 "작년에 부상으로 한 달 정도를 빠졌었는데, 그렇게 하고도 17홈런을 쳤다. 굳이 수치는 마음속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항상 잘 치고, 장타도 가장 많이 쳐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안 다치면 올해는 20홈런은 넘을 것 같다. 그래야만 팀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지난해 강민호(삼성)이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는 것을 본 전준우의 마음 한편에는 '부러움'이 있었다. 하지만 롯데라고 못하라는 법은 없다. 그는 "너무 축하할 일이고, (강)민호가 너무 잘했던 것도 봤다. 하지만 우리라고 못 가라는 법은 없지 않나. 선수들도 우리가 무엇을 해야 되는지 알고 있다"며 "가을야구를 너무 갈망하고 있다. 팬분들도 우리가 야구를 잘하기를 원하고 있기 때문에 올해도 팀이 무조건 이기는 데만 집중을 하겠다. 너무 잘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인천공항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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