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꾀돌이 감독에게 찾아온 명예회복의 기회.
KBO는 24일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을 이끌 사령탑으로 류지현(54) 전 LG 트윈스 감독을 선임했다. 류지현 감독은 LG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원클럽맨이었다. 프로 지도자 생활도 LG에서만 했다. 2021년과 2022년엔 LG 감독을 역임했다.
국가대표팀 코치 경력도 풍부하다. 2006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을 시작으로 2013 WBC, 2014 인천아시안게임, 2017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2024 프리미어12에서 코치를 역임했다.
류지현 감독은 기본적으로 수비, 작전코치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LG에서 감독으로도 정규시즌서 좋은 성적을 이끌어냈다. LG는 2021년 72승58패14무 승률 0.554로 3위, 2022년 87승55패2무 승률 0.613으로 2위를 차지했다. 특히 2022년 0.613은 LG 역사상 가장 높은 승률이다. 염경엽 감독 체제로 통합우승한 2023년에도 정규시즌 승률은 0.606이었다.
단, 단기전서 인상적인 모습을 못 보여줬다. 2021년 단기전 데뷔전 상대가 ‘승부사’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었다. 당시 LG는 와일드카드시리즈를 거치고 올라온 김태형 감독의 두산 베어스에 1승2패로 무너졌다. LG가 패배한 1차전과 3차전서 벤치의 운영이 매끄럽지 않았다는 비판 여론이 있었다.
2022년에도 와일드카드결정전부터 준플레이오프까지 치르고 올라온 키움 히어로즈에 패퇴했다. 당시 LG는 1차전을 잡았으나 2차전서 무너지며 흐름을 넘겨줬다. 초반부터 흔들리며 대량실점한 선발투수 아담 플럿코의 교체 타이밍을 놓친 게 치명적이었다.
그런 류지현 감독이 2026년 WBC에서 4년만에 지휘봉을 잡는다. KBO가 1월 말에 대표팀 감독을 선임한 건 류지현 감독에게 미리 1년간 WBC를 준비할 시간을 준 것이다. 류지현 감독은 올 한해 전국을 돌며 선수들을 지켜볼 것으로 보인다.
국제대회는 단기전이다. 특히 WBC는 국가대표팀이 참가하는 최고 레벨의 대회다. 기본적으로 난이도가 높다. 매 순간의 디시전, 그 결과에 따른 무게감이 엄청나다. LG에서의 아픔을 씻어낼 기회다. 반대의 경우 최근 국제대회서 부진한 한국야구를 더욱 더 수렁으로 몰고 갈 수도 있다. 그럴 경우 향후 지도자로 재기하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
류지현 감독은 LG에서 나온 뒤 대표팀 코치와 함께 KBS N 스포츠에서 해설위원으로 일해왔다. 현장 감각이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지난 2년간 해설위원으로 시야를 넓히면서 단기전의 아픔을 국가대표팀에서 어떻게 씻어낼지 지켜봐야 한다.
KBO는 일단 류지현 감독에게 2026년 WBC만 맡겼다. 2026년엔 나고야아이치아시안게임도 열린다. 한국에 WBC만큼 중요한 국제대회다. 단, 아시안게임은 NOC, 즉 대한체육회 소관이어서 감독 선임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에서 한다. 어쨌든 류지현 감독이 WBC에 이어 아시안게임대표팀까지 맡아 좋은 내용, 성과를 거두면 2027 프리미어12, 2028 LA 올림픽까지 지휘봉을 잡을 기회가 열릴 수 있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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