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상우 형에게 많이 배워야죠.”
KIA 타이거즈 마운드의 올 시즌 최대 장점 중 하나가 든든한 8~9회다. 통산 121세이브로 타이거즈 마무리 역사를 새로 쓴 정해영(24)과 통산 88세이브, 54홀드를 자랑하는 전천후 불펜 조상우(31)의 막강한 시너지다.
장현식이 LG 트윈스와 FA 계약을 하면서, 이범호 감독은 황동하나 김도현 중 한 명을 셋업맨으로 돌려 공백을 최소화할 준비를 했다. 그러나 심재학 단장은 프런트 및 이범호 감독과 논의한 끝에 조상우 트레이드를 과감하게 추진, 통합 2연패를 위한 마지막 퍼즐을 맞췄다.
이범호 감독은 기본적으로 정해영을 그대로 클로저로 쓸 계획이다. 정해영은 데뷔 첫 시즌 이후 줄곧 마무리로만 뛰어왔다. 갑자기 보직에 변화를 줄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대신 조상우는 키움 히어로즈에서 꾸준히 다양한 역할을 맡아왔다. 풀타임 마무리를 맡다가도 6~8회에 폭넓게 등판하기도 했다.
이범호 감독은 어바인 스프링캠프에서 조상우의 세부적 역할을 결정할 계획이다. KIA는 또 다른 메인 셋업맨 전상현도 있다. 조상우와 전상현을 7~8회에 쓰는 게 유력하다. 단, 이범호 감독은 조상우를 더 빨리 전천후로 내는 방안도 고려한다.
세부적 역할이 어떻게 결론이 나더라도 KIA의 올 시즌 9시 야구는 조상우~전상현~정해영 혹은 전상현~조상우~정해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이들 사이에 곽도규, 임기영 등이 양념을 치는 그림이 그려진다. 장현식 공백을 넘어, 올해 KIA 불펜이 더 강력해질 수도 있다.
정해영만 해도 풀타임 4년간 마무리를 맡아왔다. 리그에 최근 이 정도로 꾸준히 마무리를 소화해온 투수가 거의 없다. 작년엔 시애틀 드라이브라인 베이스볼센터에 다녀오면서 구위와 스피드를 더욱 올렸다. 140km대 초반으로 떨어진 패스트볼 구속을 140km 중반으로 회복했다. 슬라이더와 포크볼 위력이 자연스럽게 배가됐다.
그럼에도 정해영은 조상우에게 배워야 할 부분이 있는지 보고 배우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지난 2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 스프링캠프로 향하면서 “상우 형에게 많이 배우려고 한다. 형이 나보다 경험도 더 많고 내가 부족한 부분을 많이 배우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해영은 “상우 형이 (트레이드로) 오고 우선 좀 긴장했어요”라고 했다. 마무리 자리를 넘겨주고 셋업맨으로 돌아설 수도 있다고 느꼈다. 오히려 마음을 다잡았다. 그는 “그게 더 비 시즌 운동을 덕 독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 성적으로 보답해야 한다”라고 했다.
조상우가 8회를 멋지게 막고, 정해영이 9회를 책임지면 KIA 팬들이 참 즐거워할 것 같다. 정해영은 “내가 9회에 올라가서 팀이 이기면 좋을 것 같다. 작년에 연속적으로 무너지지 않아서 성장했다고 느낀다. 멘탈도 많이 좋아졌다. 올해도 연속적으로 무너지지 않으면 우리 팀도 계속 높은 곳에 있을 것 같다”라고 했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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