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도영이가 좀 빠르잖아요.”
KIA 타이거즈의 올 시즌 중심타선은 어떻게 꾸려질까. 이범호 감독은 간판스타 김도영을 3번 3루수로 고정했다. 아울러 메이저리그 88홈런 출신 오른손 1루수 패트릭 위즈덤(34)을 4번타자 후보로 꼽은 상태다. 3~4번을 김도영~위즈덤으로 꾸리면 나성범과 최형우가 5~6번을 구성할 가능성이 크다.
작년 중심타선은 김도영~최형우~나성범으로 꾸려졌다. 위즈덤이 중심타선에 자리잡으면 최형우나나성범이 6번으로 내려가야 한다. 최형우는 그게 자신이 바라던 것임을 22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서 다시 한번 확인했다.
나성범은 약간 생각이 다르다. 23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서 “타순은 순서다. 몇번 타자보다 몇 번째로 나가서 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솔직히 나도 내 앞에 빠른 선수가 많이 나가 있으면 항상 좀 편하다. 그래서 도영이가 3번을 치고 있으면, 도영이가 좀 빠르잖아요. 우리 팀에서 제일 빠르다”라고 했다.
김도영이 3번 고정이기 때문에, 나성범은 고를 수 있다면 4번 타순에 들어가고 싶다는 얘기다. 그러나 4번 타자를 하고 싶다는 건 아니다. 김도영 다음으로 타격을 하는 게 심리적으로 편안해진다는 얘기였다. 발 빠른 주자가 누상을 흔들고, 배터리를 흔들면 타자와의 승부에만 집중하기 어렵다. 타자에게 유리해지는 측면이 있다.
나성범은 “(박)찬호도 그렇고 (최)원준이도 그렇고 테이블세터로 많이 나갔던 선수들이다. 그런 선수들이 내 앞에 나가다 보면 조금 빠른 계열의 공이 올 것이고, 도루를 많이 할 것이기 때문에 그런 걸 생각하면 나도 (김도영, 박찬호, 최원준과)같이 붙어있는 게 좀 편하다”라고 했다.
그러나 나성범은 “희망사항이다. 감독님이 알아서 정하시겠죠”라고 했다. 자신보다 팀이 우선이고, 이범호 감독의 합리적인 디시전을 믿는다. 이범호 감독이 김도영을 3번으로 고정한 건 맞지만, 4~6번은 정하지 않았다. 위즈덤이 KBO리그 적응이 늦어질 경우 결국 최형우와 나성범이 4~5번을 치고 위즈덤을 6번에 배치할 수도 있다. 이범호 감독이 현 시점 KIA 타선에서 가장 우려하는 대목이다.
나성범도 위즈덤에 대해 “같이 훈련을 해봐야 될 것 같다. 어떤 유형의 타자인지 얘기만 들었지 보지는 못했다. 일단 훈련하는 걸 보면서 같이 어울리면서 어떤 스타일인지 파악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했다.
어차피 144경기 내내 같은 타순으로 라인업이 작성되는 건 아니다. KIA로선 예상하기 싫은 시나리오지만 김도영이 주춤하기라도 하면 3번을 고정하기도 어려울 수 있다. 결국 나성범으로선 건강한 몸으로 최적의 컨디션을 발휘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나성범은 지난 2년간 종아리, 햄스트링 부상으로 160경기 출전에 그쳤다. 나성범이 예전처럼 철강왕으로 돌아와 많은 경기에 나가야 이범호 감독의 타순 구성의 다양성도 유지된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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