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자신에겐 지지 말라.”
SSG 랜더스가 음주운전 3회 전력의 박정태 퓨처스 감독 취임 사태를 어렵게 일단락했다. 박정태 감독이 스스로 물러나자마자 구단 레전드 좌타자 출신 박정권(44) 감독을 선임했다. “진작 박정권 감독을 선임했다면”이란 말이 나온다.
박정권 감독은 오랫동안 SK와 SSG에서 선수들을 지도했다. 1~2군을 오가며 타격코치를 맡아와 모든 선수를 잘 아는 게 최대 장점이다. 곧바로 2군 스프링캠프에 돌입해야 하는 상황서, 팀을 잘 아는 박정권 감독 선임은 최적의 대안이다.
이로써 박정권 감독은 2년만에 친정에 돌아왔다. 작년 1년간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으로 일하며 야구판을 넓게 본 게 지도자 커리어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김재현 단장이 직접 접촉해 재빨리 급한 불을 껐다.
박정권 감독은 구단을 통해 “1년이 긴 시간은 아니지만 1년 동안 야구해설을 통해 야구에 대한 시야를 넓히는 데 도움이 됐다. 해설을 준비하면서 감독과 코치 성향, 투수 분석과 교체 시점, 경기 운영 측면까지 보게 됐다. 타격코치 때는 타자에게 밀착하는 직업이니 시야가 넓지 못했다. 1년이란 시간 동안 과거와는 전혀 다른 야구가 보이더라. 해설이라는 과정이 나에게 좋은 경험이었고 앞으로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했다.
외부에서 본 SSG 2군은 어땠을까. 박정권 감독은 “손시헌 감독님이 지난해 잘 지도하셨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상황에서 추가할 부분은 추가하고, 유지할 부분은 유지해야 할 것이다. 또한 아무래도 1군 주전선수들의 나이를 고려해 선순환이 이뤄져야 한다. 퓨처스에도 좋은 선수가 많고, 자신감이 제일 중요하다. 자신감은 경험에서 나오는데, 퓨처스 선수들은 경험을 계속해서 쌓을 수 없으니 훈련량으로 대신할 수밖에 없다. 최근 SSG가 계속해서 훈련량을 늘리고 있는데 밖에서 볼 때는 좋은 방향성이라고 생각했다. 팀들 모두 사정이 다르지만, 지금 SSG 상황에서는 이 방향성이 맞는 것 같다”라고 했다.
2군 선수들에게 강렬한 메시지를 내놨다. 박정권 감독은 “‘자신에게는 지지 말라’고 강조했다. 상대방이나 경기서 질 수 있지만, 본인을 포기하게 되면 매너리즘에 빠질 수 있다. 그러면 다시 에너지를 끌어올리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이 부분을 계속 강조하고 싶고, 작은 부분부터 야구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고 극복해 나가는 문화를 만들고 싶다. 두 번째는 야구를 대하는 태도다. 첫인상은 10초 안에 결정되지만, 그 첫인상을 뒤집으려면 40시간이 걸린다는 말이 있다. 상황에 따라 야구를 진심으로 대하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선수들에게 제대로 동기부여를 할 생각이다. 박정권 감독은 “동기부여가 중요하다. 선수들에게 훈련량을 많이 가져가면서 윽박지르기보단, 선수들과 일종의 ‘밀당’을 하면서 선수들이 자연스럽게 따라오게끔 할 계획이다. 퓨처스에는 극과 극의 상황이 많다 보니 열심히 하다 가도 순간 자포자기할 수 있다. 퓨처스가 튼튼해야 1군도 받쳐 줄 수 있기에 선수들이 훈련량을 잘 따라갈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 사람의 마음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이 선수들을 어떻게 끌고 가야 할지 계속해서 고민하겠다”라고 했다.
SSG는 10개 구단 중 가장 주축멤버가 고령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추신수가 은퇴 후 구단주 보좌역으로 변신했고, 지난해 1군에 자리잡은 박지환, 정준재, 고명준 등 젊은 야수들이 올해 본격적으로 지분을 넓힐 계획이다. 여기서 멈출 수 없다. 퓨처스를 중심으로 좀 더 장기적으로 선순환 흐름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박정권 감독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하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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