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마이데일리 = 이정원 기자] 현대캐피탈이 웃는다.
V-리그 외국인 선수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즈(등록명 레오)는 지난 시즌이 끝난 후 OK저축은행으로부터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았다. 레오는 지난 시즌 36경기 955점 공격 성공률 54.54%로 정규리그 MVP, 베스트7 아포짓 스파이커에 이름을 올렸다. 또 OK저축은행을 8년 만에 챔피언결정전 무대로 이끌었다.
그러나 오기노 마사지 OK저축은행 감독은 "트라이아웃을 통해 기술과 파이팅 그리고 스피릿이 좋고 (OK저축은행이) 지향하는 배구에 더 적합한 선수가 있었다"라며 레오와의 재계약을 포기했다. OK저축은행은 이탈리아 출신 아포짓 스파이커 마누엘 루코니(등록명 루코니)를 뽑았고, 레오는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입었다.
현재로서 결과만 놓고 봤을 때는 레오와 재계약을 포기한 건 OK저축은행으로서는 최악의 선택이다. 루코니는 이렇다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5경기만 뛰고 V-리그 무대를 떠났다. 대체자 크리스티안 발쟈크(등록명 크리스)도 경기당 평균 10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아쉽다.
반면 레오는 여전한 기량을 뽐내고 있다. 24경기 484점 공격 성공률 56.20% 세트당 서브 0.310개를 기록 중이다. 득점 2위, 공격 성공률 2위, 서브 5위에 자리하고 있다. 공격 성공률은 삼성화재에서 뛰던 시절인 2014-2015시즌 기록한 56.89% 이후 좋다. 자신이 아니더라도 허수봉, 신펑 덩(등록명 신펑), 최민호, 정태준, 전광인 등 공격을 해줄 수 있는 선수가 있다 보니 레오도 부담감을 덜고 공격에 임하고 있다. 또한 통산 6463점을 기록 중이다. 역대 1위 박철우의 6623점을 올 시즌 내 뛰어넘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레오는 4라운드 마지막 경기 현대캐피탈전에서도 맹활약을 펼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레오는 23점 공격 성공률 55.26%로 맹활약했다. 양 팀 최다 득점이다. 현대캐피탈은 16연승과 승점 64(22승 2패)를 기록, 2위 대한항공(승점 47 15승 9패)과 승점 차를 17로 벌렸다. 현 흐름이라면 정규리그 1위 확정은 따놓은 당상이다.
현재 기세라면 레오도 현대캐피탈도 오랜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다. 레오는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삼성화재에서 뛰면서 V-리그 최고 외인으로 군림했다. 세 시즌 연속 정규리그 MVP와 함께 3년 연속 정규리그 1위 및 2번의 챔프전 우승을 경험했다. 가공할 만한 폭발력으로 리그를 지배했다.
튀르키예, 레바논, 중국, 아랍에미리트 등을 거쳐 2021년에 V-리그 무대로 돌아온 레오는 여전히 레오 다운 활약을 펼치고 있다. 타점은 다소 내려왔을지 언정 폭발력은 여전하다. 블로커의 손을 이용해 득점을 올리고, 상대 수비진의 빈 공간을 찾아내 득점을 올리는 노하우가 생겼다. 그러나 OK저축은행에서는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했다. 2021-2022시즌, 2022-2023시즌에는 5위, 2023-2024시즌에는 준우승을 기록했다.
현대캐피탈은 최근 몇 시즌 동안 부침이 있었다. 2020-2021시즌 6위, 2021-2022시즌에는 창단 후 처음으로 리그 최하위의 수모를 맛봤다. 2022-2023시즌 2위에 올랐으나, 지난 시즌 4위로 아쉬움을 남겼다. 올 시즌 명장 필립 블랑 감독 부임과 함께 괴물 레오의 합류로 2005-2006시즌 이후 19년 만에 통합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또한 현대캐피탈은 V-리그 역대 최다 연승에도 도전하고 있다. 2015-2016시즌 현대캐피탈은 18연승이라는 믿을 수 없는 연승 행진을 달린 바 있다. 당시만 하더라도 18연승에 도전할 팀이 나오지 않을 거라 봤는데, 현대캐피탈이 자신들의 기록을 깨려 한다. 4라운드 마지막 경기 대한항공전 승리와 함께 연승 숫자를 '15'로 늘렸다. 역대 최다 연승 18연승 타이까지 세 걸음, 신기록까지는 네 걸음이 남았다. 지금의 흐름이라면 전무후무 20연승도 가능하다는 평가다.
또 지금까지 딱 세 번 나온 리그 30승, 최초 승점 90 고지에 도전한다. 2005-2006시즌 현대캐피탈 31승(4패), 삼성화재 30승(5패), 2009-2010시즌 삼성화재가 30승(6패)을 기록한 바 있다. 2011-2012시즌부터 승점제가 도입된 가운데 V-리그 역대 최다 승점은 2011-2012시즌, 2014-2015시즌 삼성화재가 기록한 승점 84(29승 7패)다. 현재 페이스라면 현대캐피탈의 올 시즌 예상 승점은 96, 예상 승수는 33승이다.
OK저축은행은 레오와 재계약을 하지 않을 걸 후회할까? 레오를 데려온 현대캐피탈은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2월 1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리는 삼성화재와 경기를 통해 16연승에 도전한다.
이정원 기자 2garde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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