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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가수 정수연이 전 남편과의 이별부터 싱글맘으로서의 고충까지 솔직하게 고백했다.
30일 방송된 KBS 2TV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 시즌3에서는 민족의 명절 설을 맞이해 차세대 트로트 스타 신성과 MBN 오디션 프로그램 '보이스퀸' 우승자 정수연이 사선가를 찾았다.
이날 정수연은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1등을 하고 우리 부모님도 '드디어 우리 딸이 빛을 보는구나'하셨다. 어쨌든 오디션 프로그램 1등이라는 것 자체가 부모님 입장에서는 '이제 고생 끝, 행복 시작이다' 하셔서 마을 어르신들이 집 앞에 현수막도 걸어주셨다"며 우승 후 부모님과 동네 주민들의 축하를 회상했다.
그러나 이내 "오디션이 끝나고 전국투어 콘서트를 한다. 딱 10개 도시 중에 2회 차부터 코로나가 시작됐다. 다 취소됐다. 그 사이 다른 오디션도 시작이 됐다. 나는 그대로 묻혀버렸다"며 "1등은 그냥 집에서 죽을 수밖에 없는 거다.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차라리 그냥 1등 하지 말걸이라는 생각을 했다. 상금은 그때 5천만 원이었다"고 털어놔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오디션에 출전하며 싱글맘임을 고백했던 정수연은 "5살이었던 아이가 지금 11살"이라며 근황을 전했다. 그는 "어느 부모님도 내 딸이 혼전임신을 해서 아닌 것 같은 길을 가겠다는 걸 반기시지 않는다. 우리 부모님도 굉장히 반대를 하셨다"며 "나는 아이를 버릴 수 없었다. 죄송하다고 아이는 내가 책임지겠다 해서 지킨 아이"라고 고백했다.
이어 "연애 도중에 아이가 생겼는데 태어나자마자 혼자가 됐다. 아이가 10월 생인데 11월 말부터 일을 하기 시작했다. 신생아 보면서 밤에는 부모님께 맡기고 저녁에 피아노 연주하러 나갔다"고 설명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그러면서 "아직도 생각하면 서글프다. 겨울이라 부츠를 신었는데 태어난 지 한 달밖에 안 됐으니까 모유를 안 끊었다. 물만 마셔도 모유가 도는데 피아노 연주하는데 막 뻐근해지더라. 30분 연주하고 30분을 쉬는데 화장실에 가서 모유를 짰다"며 "화장실이 껌껌하니까 다음날 집에 와서 신발장을 봤는데 부츠에 하얗게 묻어있었다"고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정수연은 "막상 어른들께 큰소리치면서 책임지고 살겠다고 했는데 막상 '어떻게 살아야 하지' 그게 막막했다. 그냥 기계처럼 살았다. 월급 받으면 할 거 하며"라면서 다시 한번 눈가를 훔쳤다. 이를 들은 박원숙은 안쓰러워하며 "양육비를 받지 않았냐"라고 물었다.
이에 정수연은 "전남편과 되게 안 좋게 헤어졌다. 헤어지면서 뒤도 안 돌아보고 가면서 경제적인 부채까지 나한테 다 넘겨버리고 잠수를 탔다. 지금까지도. 양육비는 처음부터 바라지도 않았다. 그냥 그 친구는 잘 살았으면 좋겠다"고 설명해 충격을 자아냈다.
정수연의 이야기에 박원숙은 "왜 여자들은 강한거냐"라며 안쓰러움을 숨기지 못했다. 정수연은 "엄마가 돼서"라고 답했고 혜은이 역시 "어머니는 강하다"며 거들었다. 하지만 박원숙은 "특히 연예계의 여자들은 너무 쓸데없이 강하다"며 연예계 후배의 아픔에 공감을 표했다.
그러자 정수연은 "여유라는 걸 느껴볼 겨를이 없었다. 내가 이런 말 하기 그렇지만 우울증 이야기가 나왔을 때 친구한테 '나는 우울증에 걸릴 여유가 없다. 허공을 바라볼 여유가 없다'고 했다"며 "다음날 몇백 원을 더 벌어야 하는 상황이니까 '난 인생이 왜 이럴까' 이런 생각에 빠질 1분 1초가 없었다. 진짜 쉬지 않고 일했다"고 토로했다.
결국 조금 훌쩍이면서도 정수연은 "절대 부모님한테 기대고 싶지 않았다. 내가 자신 있게 '내 아이는 내가 책임지겠다. 엄마, 아빠한테 피해되지 않겠다'라고 뱉은 말이 있었다"며 "옆에서 어머니, 아버지는 내 모습을 보시면서 당신들께서 해주실 수 있는 건 아이를 봐주시는 거였다. 나는 그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했다"고 단단한 마음가짐을 드러냈다.
정수연의 이야기를 듣던 신성은 "아이가 이제 11살이 되지 않았냐. 또래들을 보면 아빠들이 있는데 아빠 이야기를 하지는 않느냐"라고 조심스레 물었다. 정수연은 "되게 많이 했다. 아이가 말을 배우고 어린이집, 유치원 생활을 하지 않나"라며 "요즘에는 아빠들 활동이 굉장히 많다. 아빠랑 함께하는 프로그램이 너무 많아서 우리는 친정아버지가 그 역할을 대신해주셨다"고 답했다.
이어 "어느 날 우리 어머니가 '얘는 태어날 때부터 남의 손에 길러질 줄 알고 태어난 애 같다' 그러시더라. 그때 아이가 4살이었다"며 "애가 애 같지가 않다더라. 울지도 않고, 한참 떼쓰고 미운 4살이라고 할 나이인데 할머니로서 너무 마음이 아프시다고 하더라. 그래서 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해 먹먹함을 안겼다.
그러면서 "그런데 그 4살인데도 정말 14살 같은 아이가 '엄마, 왜 나만 아빠가 없냐'라고 했다. 언젠가 그런 이야기를 들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그걸 면전에서 들으니까 아무런 말이 안 나왔다. 뭐라고 해줄 말도 없었다"며 "나는 모든 가정이 행복하게 살 줄 알았다. 나는 정말 바깥에서 '사랑받고 자랐구나' 이런 말씀 많이 해주시길래 원래 다 이런 줄 알았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강다윤 기자 k_yo_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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