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새 먹거리 발굴·인슈어테크 발달 영향
보장공백 해소…소비자 편익 개선 기대
[마이데일리 = 이보라 기자] 최근 몇 년 새 보험사들 사이에서 배타적사용권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보험업권이 전통적인 보험에서 고객을 늘리는 데 한계를 느끼면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모양새다. 이에 더해 인슈어테크가 발달하면서 신상품 개발도 보다 수월해졌다는 평가다.
◆ 전통보험 대신 ‘이색보험’ 출시…신시장 개척
31일 생명·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사들의 배타적사용권 획득 건수는 총 30건으로 나타났다. 2023년 연간 배타적사용권 획득 건수인 18건 대비 66.7% 증가한 수준이다.
배타적 사용권이란 한 보험사가 신상품을 출시하면 다른 보험사가 그대로 베낄 수 없도록 독점권을 갖는 것이다. 최소 3개월에서 최대 1년 간 독점적 판매 권리를 획득할 수 있다. 독창성·유용성·진보성·노력도를 기준으로 기간이 부여된다.
KB손해보험은 이달 초 출시한 ‘KB 골든케어 간병보험’에 탑재된 신규 특약 ‘치매 CDR척도검사지원비’에 대해 3개월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했다. ‘치매 CDR척도검사지원비’는 CDR 검사 비용(급여)을 연간 1회 한도로 보장하는 특약이다.
기존 치매보험에서는 MRI·CT·PET 등 치매의 원인을 분석하는 감별 검사에 대한 보장만 제공됐지만 KB손보는 치매 진단 및 치료를 위한 필수 검사인 CDR 검사를 보장하는 특약을 업계 최초로 개발했다.
DB손해보험은 이달 ‘반려동물위탁비용’ 관련 배타적사용권을 손보협회에 신청했다. DB손보의 반려동물위탁비용 담보는 반려인이 입원한 뒤 상급종합병원을 통원할 때 반려동물 위탁비용을 실손 보장하는 담보다. 반려동물 무게별로 가입 금액을 차등화해 견종별 가입 금액을 최적화했다.
삼성화재는 최근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비만치료제 ‘위고비’의 비용을 보상하는 상품을 지난 12월 내놓기도 했다. 위고비를 비롯한 GLP-1 치료제 보장에 대한 배타적 사용권을 인정받아 6~9개월간의 독점 출시권을 얻었다.
한화손해보험은 ‘한화 시그니처 여성 건강보험3.0 무배당’에 포함된 담보 2가지와 서비스에 대해 특허권을 신청했다. 또한 제왕절개 수술 흉터 진단비, 출산지원금 지급, 출산 시 보험료 1년치 면제 등에 대해서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했다.
◆ 인슈어테크 확대…신상품 출시 수월
최근 인슈어테크가 발달해 기술과 보험이 접목되면서 배타적사용권은 급물살을 타고 있다. 당초 배타적사용권은 지난 2001년 도입됐으나 도입 초기에는 획득 건수가 적었다. 보험개발원에서 보험상품의 근간이 되고 있는 위험률 산출을 공동으로 하고 있어 개별 보험사가 독창적인 상품을 개발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보험협회 관계자는 “기존과 달리 보험사들이 통계가 축적되고 데이터 활용이 커지면서 신상품 출시가 수월해졌다”고 말했다.
전통적인 보험에서 고객을 늘리는 데 한계를 찾은 보험사들이 새로운 먹거리로 제3보험에 집중하면서 배타적사용권 경쟁이 치열해졌다. 특히 보험상품 비교·추천 서비스가 출시되면서 이미 포화 상태인 전통보험보다는 독창적인 보험을 출시해 고객을 선점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2016년 4월 이후 배타적사용권 취득 상품 중 75%가 제3보험 영역과 관련된 상품으로 나타났다.
손해보험협회 관계자는 “전통적인 먹거리에서 탈피해 매출 확대를 꾀하기 위해서 최근 몇 년 간 배타적사용권을 많이 획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부터는 특허 인정 기간이 연장되면서 특허 신청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배타적 사용권 인정 기간은 3~12개월이었으나 올해부터 6~18개월로 6개월 연장됐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배타적사용권 인정 기간이 확대되면 혁신적인 상품 개발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며 “보장공백 해소를 통한 소비자 편익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보라 기자 bor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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