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어차피 최정은 못 넘는다?
2024시즌 KBO리그 최고 레이스 3루수는 싱거웠다. 김도영(22, KIA 타이거즈)이란 돌연변이가 탄생했기 때문이다. 2022년 입단할 때부터 제2의 이종범이란 타이틀로 유명세를 탔고, 3년만에 제대로 포텐셜을 터트렸다. 기대대로 리그를 씹어먹었다.
시즌 성적은 말할 것도 없고, 각종 대기록과 진기록 행진에 KIA 팬들을 넘어 리그 전체로 봐도 눈이 즐거운 이슈였다. 리그 최다 30실책을 범했지만, 3루수 골든글러브를 김도영이 아닌 선수가 받는 걸 상상하기 어려웠다. 만장일치가 안 된 게 놀라울 따름이었다.
김도영의 3루수 골든글러브 득표율은 무려 97.2%였다. 2위 송성문(29, 키움 히어로즈)이 1.4%였다는 걸 감안하면 매우 압도적인 결과였다. 그런데 알고 보면 1.4%의 송성문이나, 1%의 최정(SSG 랜더스)도 나름대로 좋은 시즌을 보냈다.
송성문은 142경기서 타율 0.340 19홈런 104타점 OPS 0.927, 최정은 129경기서 타율 0.291 37홈런 107타점 OPS 0.978이었다. 두 사람은 김도영이 없었다면 충분히 3루수 골든글러브를 가져갈 수 있는 성적을 냈다. 당장 김도영이 골든글러브 2연패 레이스에 송성문과 최정이 가장 강력한 도전자로 꼽힌다.
여기에 지난해 살짝 주춤한 노시환(25, 한화 이글스), 공수겸장이자 FA 계약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허경민(35, KT 위즈)도 언제든지 터질 수 있다. 끝이 아니다. 리그를 대표하는 거포 3루수로 성장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는 김영웅(22, 삼성 라이온즈), 4번타자 풀타임에 나설 문보경(25, LG 트윈스), 이적 후 잠재력을 터트린 손호영(31, 롯데 자이언츠), 올 시즌 풀타임 3루수 가능성이 있는 김휘집(23, NC 다이노스), 3루에서 새 출발에 나서는 강승호(31, 두산 베어스) 등 올해 최고 3루수 레이스가 피를 튀길 조짐이다.
그래도 올해 최고 3루수 레이스에서 가장 주목받고, 앞서 나갈 가능성이 큰 선수가 김도영이다. 위에 거론한 선수 전부 좋은 3루수지만, 야구 재능만큼은 김도영을 앞서갈 선수가 없다는 게 중론이다. 그런 김도영이 노력까지 하니, 골든글러브 수성 가능성은 충분하다.
흥미로운 건 김도영이 3루수 골든글러브 역대 최다수상을 자랑하는 최정과 한대화(이상 8회)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김도영이 앞으로 4년간 KIA에서 더 뛰고, 그 사이 병역을 해결하면 2029시즌부터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에서 뛸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 23일 스프링캠프 출국장에서 공개적으로 빅 드림을 표명했다. 때문에 김도영의 골든글러브 수집은, 다시 KBO리그로 돌아오지 않는 한 최대 5개일 가능성이 크다. 6회 수상의 김한수도 넘기 어려울 수 있다.
김도영이 올해 3루수 글든글러브를 수성하면 이범호 감독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이범호 감독은 한화 이글스 시절이던 2005년과 2006년에 2년 연속 3루수 골든글러브를 받았다. 통산 2회 수상자다. 김용희 롯데 자이언츠 2군 감독과 박석민 두산 베어스 타격코치 역시 2회 수상자다.
김도영이 최고 3루수를 올해도 지키면, 내년엔 3회 수상의 홍현우와 김동주에게 도전하게 된다. 만약 이들마저 넘어서면 레전드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골든글러브 역대 최다연속 수상 부문을 보면, 4년 연속 수상자는 김재박, 이광은, 선동열, 김한수, 홍성흔, 손아섭 등 6명이다.
김도영이 2028시즌까지 3루수 골든글러브 타이틀을 계속 지키고 메이저리그로 떠날 경우, 극적으로 이정후(27,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 이정후는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외야수 골든글러브를 5년 연속 받았다.
이범호 감독은 김도영이 작년보다 잘하려고 의식만 하지 않는다면 더 잘할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했다. 본인도 40-40을 의식하진 않겠지만, 못할 것 같지도 않다고 했다. 부상만 조심하면 김도영은 어디까지 달려갈지 모르는 선수다. 올해도 한국야구의 가장 큰 흥행 아이콘이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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