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강하긴 강해.”
강민호(40, 삼성 라이온즈)는 지난달 31일 공개된 김태균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의 유튜브 채널 김태균[TK52]를 통해 “한국시리즈 냄새만 맡았다”라고 했다. 데뷔 20년만에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고 최선을 다했지만, 준우승으로 끝났다.
한국시리즈 진출이란 목표를 이뤘으니 즐기자고 마음을 먹었지만, 막상 KIA 타이거즈의 통합우승을 바라보는 심정이 좋지 않았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강민호의 야구인생 마지막 꿈은 역시 한국시리즈 우승 아닐까. 삼성에서 올해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강민호는 올 시즌을 마치면 KBO 최초로 FA 계약을 네 차례 체결할 수 있다. 어느 팀과, 얼마에 계약하더라도 그 자체로 기념비적인 일일 것이다. 미래에 다른 팀에 가서 우승을 할 수도 있지만, 일단 올 시즌 삼성에서 우승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큰 게 사실이다. 올해 삼성의 전력이 근래 들어 상당히 좋다는 평가다.
결국 강민호가 삼성에서 꿈을 이루려면 KIA를 넘어야 한다. KIA는 올 겨울 극적인 전력보강은 없지만, 기본 전력 자체가 여전히 강하다. 강민호는 올해 정규시즌서 4승12패, 한국시리즈서 1승4패로 KIA에 밀리면서 KIA와의 힘 차이를 실감했다. 그리고 깔끔하게 인정했다.
강민호는 “이기고 있다가 또 뒤집어지고, 이기고 있다가 뒤집어지고. (KIA가) 강하긴 강했어요. 내가 경기를 해봐도 뭔가 1번부터 9번까지 진짜 ‘쉬어갈 타순이 없구나’ 싶을 정도로 너무 빡빡하다. 투수들이 (원)태인이 정도만 뭔가 딱 잡아내는 정도의 힘을 가졌다고 생각하면, 나머지 선발 쪽에서도 밀리긴 밀렸다”라고 했다.
실제 2024시즌 KIA의 최대강점은 타선이었다. 팀 타율 3할을 자랑하며, 장타와 기동력, 연결 및 해결능력 모두 좋은 완성형 타선이었다. 선발진도 이의리와 윤영철이 부상으로 이탈했지만, 김도현과 황동하가 등장했다. 강민호가 언급하지 않았지만, 타선과 선발에 이어 불펜의 뎁스에서도 KIA의 절대적 우위였다.
김태균 해설위원이 “투수 타자 다 압도적이었구나”라고 하자 강민호는 “경기해보면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 (KIA가)지고 있는데 추격조라고 올라온 투수가 150km를 던지니까. 이걸 어떻게 얘기해요. 추격조가 올라올 때 좀 더 점수를 내서 그냥 딱 사기를 죽여 놔야 하는데 추격조가 이닝을 끌고 가버리니까 거기서 이제 힘들더라고요”라고 했다.
실제 올해 KIA가 삼성에 거둔 16승 중 상당수가 역전승이었다. 6~7회 이후 뒤집은 경기도 꽤 있었다. 강민호가 말한 150km는 한국시리즈 5차전의 김도현으로 추정된다. 당시 삼성은 에드윈 디아즈와 김영웅이 양현종에게 홈런을 세 방이나 뽑아내며 기선을 제압했지만, 막상 두 번째 투수로 나선 김도현을 공략하지 못해 역전의 빌미를 내줬다. 김도현은 정규시즌 중반 이후 선발로 나섰으나 한국시리즈서는 불펜으로 돌아섰다.
그러나 삼성이 올해는 KIA와 대등한 승부를 할 것이란 전망이 만만치 않다. 작년에 성장한 김영웅, 이재현, 김지찬 등 젊은 야수들이 처지지 않고 기량을 유지만 해줘도 된다. 강민호, 박병호, 구자욱 등 베테랑 타자들, 최원태와 아리엘 후라도로 더 강해진 선발진까지 조화를 이루면 막강하다. KIA 이범호 감독은 이미 오프시즌에 삼성을 경계대상 1순위로 꼽았다.
KIA와 삼성, LG 트윈스까지 올 시즌 3강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강민호가 한국시리즈 우승의 한을 풀 기회를 잡을까. 그는 KIA의 우승 세리머니를 보면서 “악에 바쳤다”라고 했다. 즐기자고 한 한국시리즈였지만, 사실 상실감이 컸다. 강민호가 대반전의 가을을 꿈꾼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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