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지금 날짜 생각하면 너무 좋아.”
류현진(38, 한화 이글스)에게 1년 전 이 시기는 다소 정신이 없었다. 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4년 8000만달러 계약을 마치고 FA 시장에 다시 나갔고, 국내외 언론들은 메이저리그 잔류와 KBO리그 한화 이글스 복귀 가능성을 동시에 언급했다.
결국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괜찮은 계약제안을 받았음에도 더 늦기 전에 한화를 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은퇴를 친정에서 하겠다는 약속을 넘어서서, 힘이 남아있을 때 후배들과 함께 한화를 다시 일으키겠다는 각오가 남달랐다.
대신, 예년에 비해 1~2월에 개인훈련을 충실히, 안정적으로 할 수 있는 환경은 확실히 아니었다. 한화와 계약하자마자 부랴부랴 짐을 꾸려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일정 시작에 맞춰 합류하는 등 미국 및 캐나다에서의 12년간의 생활을 정리하느라 다소 어수선한 시기였다. 결과적으로 류현진은 한화의 호주 멜버른 캠프 일정을 건너 뛰었다. 2024시즌 초반 부진은 이 영향이 있었다고 보는 시선이 많다.
반면 올해 1~2월은 확실히 다르다. 1월에 장민재 등 후배 투수들과 오키나와에서 개인훈련을 가졌고, 예년보다 살짝 앞당겨진 스프링캠프 스타트 시점에 맞춰 멜버른에 들어갔다. 한화는 멜버른에서 2년째 1차 캠프를 소화하지만, 류현진에게 멜버른 캠프는 처음이다.
한화 공식 유튜브 채널 ‘Eagles TV’는 1일 류현진과 새 식구 엄상백의 불펜피칭을 공개했다. 두 사람은 호주 빅토리아주 멜버른 멜버른볼파크 메인 그라운드에서 캐치볼 파트너가 돼 몸을 풀었다. 이후 류현진은 정다훈 불펜포수와 호흡을 맞춰 실내불펜장에서 투구에 나섰다.
류현진은 약 30개의 공을 뿌렸다. 우타자 기준 몸쪽 포심을 낮은 코스와 높은 코스로 나눠 집중 점검했다. 체인지업과 커브도 섞었다. 류현진은 컨트롤&커맨드 전문가답게 정다훈 불펜포수가 벌린 미트에 정확히 공을 넣었다. 그 와중에 공이 포수 미트에서 살짝 빗나가자 “아이고, 아잇”이라는 말이 나왔다.
양상문 투수코치는 류현진에게 당연히(?) 아무런 피드백도 하지 않았다. 류현진이 굳이 코치에게 어드바이스를 받을 만한 선수는 아니다. 류현진이 원하면 모를까, 당연히 어떤 코치든 류현진을 지켜보고 맡기는 게 자연스러운 일이다.
류현진은 Eagles TV에 “피칭 30개 정도 했다.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내 몸 상태를 생각하면서 던졌는데 첫 피칭 치고 너무 좋았었던 것 같고, 지금 날짜를 생각해도 지금 상황에서 좀 너무 좋은 것 같아서 만족스러운 첫 피칭이었던 것 같다. 지금 (컨디션이) 잘 올라오고 있는 것 같다. 야외에서 피칭을 하다 보니까 조금 더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 잘 되고 있는 것 같다”라고 했다.
류현진은 1년 전 이 시기에 이렇게 체계적으로 컨디션을 올리지 못했다. 그는 “날씨가 보다시피 너무 좋다. 너무 따뜻하고, 다음주부터는 좀 더 뜨거워질 거라고 하는데, 지금까지는 너무 좋은 날씨에서 작년과 다르게 (실내피칭장, 작년엔 없었음)잘 만들어진 거라고 하더라. 너무 좋은 환경에서 투수들이 집중력 있게 피칭할 수 있게 잘 만들어진 것 같다”라고 했다.
이대로 순조롭게 진행하면, 2025시즌의 밀도 높은 준비가 탄력을 받을 듯하다. 류현진은 “아무래도 어느 정도 (투구수)개수를 조금 많이 올려야 할 것 같다. 그 이후에 라이브 BP를 할 것 같고, 그 다음에 일본 넘어가서 연습 경기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했다.
최상의 1~2월을 보낸 류현진의 3~4월은 어떤 모습일까. 어수선한 겨울을 보낸 작년에도, 류현진은 시즌 중반 이후 류현진답게 돌아왔다. 올해는 ‘원조 괴물’다운 강력함을 보여줄 가능성이 있다. 2년 연속 개막전 선발 및 대전 신구장 개장경기 선발 등판도 가능해 보인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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