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내가 먼저 한국말로 다가간다.”
SSG 랜더스 새 외국인투수 미치 화이트(31)가 지난 1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 베로비치 캠프에서 시즌 첫 불펜 피칭을 실시했다. 화이트는 외할머니와 어머니가 한국인인, 한국계 3세다. 국적은 미국이어서, SSG가 올 시즌 외국인투수로 영입했다. 신규 외국인선수 최다 100만달러를 안겼다.
미치 화이트는 ‘박찬호 도플갱어’로 국내 팬들에게 유명하다. 실제 LA 다저스에서 뛰었고,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밀워키 브루어스를 거쳤다. 메이저리그 통산 71경기서 4승12패 평균자책점 5.25. 구위는 좋은데 제구와 커맨드가 오락가락하면서, 메이저리그에선 좀처럼 자리매김하지 못했다. 대신 마이너리그에선 통산 126경기서 26승21패 평균자책점 3.93을 기록했다.
SSG는 1일 화이트에 대해 “우수한 회전력의 패스트볼 구위가 위력적인 투수로 지난 시즌 평균 152km, 최고 157km를 기록하는 등 빠른 구속을 보유하고 있는 선수다. 여기에 큰 각도와 예리한 움직임을 가진 투심, 커브, 스위퍼 등의 변화구를 갖췄으며 완성도도 우수하다고 평가받고 있다. 이날 직구, 투심, 커브, 커터, 스위퍼 등 총 19구를 던졌으며, 전체적인 구종 체크와 공에 대한 감각, 그리고 몸 상태를 확인하는 데 중점을 뒀다”라고 했다.
첫 불펜 피칭을 마친 화이트는 구단을 통해 “전체적으로 좋았다. 마운에서 구종을 체크하면서 감각적인 부분을 잡아가는 데 초점을 맞췄다. 60% 정도로 가볍게 소화했으며, 스프링캠프가 끝날 때 내 몸상태를 100%에 맞추기 위해 차근차근 준비하려고 한다. 그리고 캠프 기간에 아픈 곳 없이 건강한 몸상태를 유지하는데 집중하면서 공인구 적응과 포수들과의 호흡에 신경을 쓰면서 시즌을 대비하려고 한다”라고 했다.
이어 화이트는 “앤더슨이 있어 적응하는데 큰 도움이 되는 것 같고, 팀 선수들과도 내가 먼저 한국말로 다가가면서 팀 케미스트리를 위해 노력하려고 한다. 열정적인 KBO리그에서 뛰게 돼 너무 설레고 빨리 한국 팬 분들 앞에서 좋은 피칭을 선보였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화이트와 처음 호흡을 맞춘 포수 신범수는 “첫 불펜 피칭이라 60%정도로 가볍게 던진 것 같은데 그럼에도 커브가 상당히 좋았다. 다른 변화구들도 자유자재로 던지는 것을 확인했고, 앞으로 몸을 잘 끌어올려서 100%로 투구한다면 공의 움직임이 좋고 상당히 묵직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캐칭 소감을 밝혔다.
화이트의 첫 불펜 피칭을 지켜본 경헌호 투수코치는 “아직 가볍게 던진 첫 피칭이기때문에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외국인 선수들은 본인들이 그동안 경험하고 해왔던 것들이 있기 때문에 특별하게 주문을 하기 보다는 기다려주고 지켜보면서 본인들의 컨디션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 점차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KBO와 류지현 2026 한국 월드베이스볼클래식대표팀 감독은 그런 화이트를 잘 살펴봐야 한다. 미국인이지만 한국계라서 WBC서 태극마크를 달 수 있다. 올 시즌 성적이 좋고, 건강하면 내년 WBC에 뽑지 않을 이유가 없다.
KBO는 2023년 대회를 준비하면서도 회이트 등 메이저리그의 한국계 선수들에게 대표팀 합류 의사를 타진했다.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이 기술위원장을 역임하면서 직접 미국을 돌며 접촉했다. 당시 화이트는 엉덩이 부상으로 대표팀 합류를 고사했다. 실제 2022시즌 막판 엉덩이 수술을 받고 회복하느라 2023시즌에 대표팀에 다녀갈 여유는 없었다.
그러나 이제 건강하고, 무엇보다 국내에서 확실하게 체크할 수 있는 선수 중 한 명이라는 게 고무적이다. 화이트가 올 시즌 내내 150km대 후반의 패스트볼로 타자들을 압도할 수 있다면, 1차적으로 SSG가 웃을 것이다. 그리고 KBO도 대표팀 선발 후보로 고려할 만하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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