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귀감이 되는 선수, '괴물' 실바
[마이데일리 = 수원 유진형 기자] 여자 프로배구 GS칼텍스 외국인 선수 지젤 실바(등록명 실바)는 V리그 최고의 외국인 공격수다. 팀은 최하위에 머물러 있지만 그녀는 득점 1위(649점), 공격 성공률 2위(45.67%), 서브 1위(세트당 0.44개)를 달리며 고군분투하고 있다. 지난 시즌에 이어 2년 연속 득점왕도 노려볼 만한 성적이다.
우리는 이런 선수를 에이스라 부른다. 하지만 실바는 단순한 에이스 수준이 아니다. 외국인 주포 그 이상의 활약을 하고 있다. 그녀는 외국인 선수지만 평균 연령이 가장 어린 GS칼텍스의 맏언니로 코트에서 리더 역할을 하고 있다. 구단 최다 기록인 14연패에 빠지는 등 GS칼텍스 젊은 선수들이 성장통을 겪는 동안 실바는 헌신적인 선배 역할을 했고 후반기 팀의 반등을 이끌어냈다.
실바는 전반기 발목과 무릎 부상에 시달리며 고생했고 결장한 경기도 있었다. 슬하에 딸이 하나 있는 34살 노장 주부 선수인 실바는 한국에 오기 전 무릎 부상으로 고생했던 경험이 있는데 올 시즌 부상이 같은 부위의 부상이었다. 민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GS칼텍스의 성적은 이미 최하위로 쳐져 있었고 이런 경우 보통의 외국인 선수라면 자국으로 돌아가 치료하기를 원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실바는 달랐다. "내가 경기에 뛰지 못하는 상황이라 속상했고 심적으로 힘들었다"라며 부상 탓에 전반기에 4경기 결장한 걸 미안해하며 항상 팀이 우선이었다.
지난달 29일 경기도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도드람 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과의 원정 경기에서도 실바는 팀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을 보였다. 세트스코어 0-2로 뒤지고 있는 상황, 3세트 분위기도 현대건설 쪽으로 넘어가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그녀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그 순간 스파이크를 강타한 실바가 코트에 넘어졌고 무릎을 만지며 불편해했다. GS칼텍스 이영택 감독은 깜짝 놀라 작전 타임을 불렀고 트레이너가 코트로 뛰어가 상황을 살폈다. 잠시 절뚝이던 실바는 괜찮다며 동료들을 안심시켰고 끝까지 경기를 뛰었다.
이날 경기에서 실바는 26점을 기록하며 나 홀로 분전했지만, 모마(14점), 양효진(11점), 이다현(10점), 위파위(9점), 정지윤(7점) 등 모든 선수가 고르게 활약한 현대건설에 세트스코어 0-3(17-25, 19-25, 22-25) 셧아웃 패배를 당했다. 경기 후 양 무릎과 오른 어깨에 얼음팩을 한 실바는 경기 결과에 실망한 어린 선수들을 어르고 달래며 팀을 이끌어가는 모습이었다.
[무릎에 불편함을 느꼈지만, 팀을 위해 끝까지 경기를 뛴 실바 / 한국배구연맹(KOVO)]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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