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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아파서 아픈 건 아니지만…”
은퇴 후 유튜버로 변신한 KBO 112승 출신의 차우찬(38). 그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칫칫 Chit Chit을 통해 2020-2021 FA 시장에서 LG 트윈스와 체결한 두 번째 FA 계약(2년 20억원)을 두고 실패한 계약이었음을 솔직하게 인정한 적이 있다. 삼성 라이온즈에서 LG로 옮기면서 체결한 4년 95억원 FA 계약도 절반의 성공이었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LG 팬들에게 솔직하게 사과했다.
여러 이유가 있었지만, 결정적 사유는 부상이다. 차우찬은 LG로 옮긴 후 잔부상이 많았다. 2021년 9월엔 어깨수술까지 받고 재기를 모색했으나 끝내 실패했다. LG와의 인연을 정리하고 롯데 자이언츠와 계약하기도 했으나 끝내 부산 사직구장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그래서인지 차우찬은 부상한 선수들의 마음을 잘 아는 듯하다. 다양한 유튜브 컨텐츠를 내놓으면서 선수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코멘트를 내놓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최근 내놓은 10개 구단에서 가장 잘 해야 하는 선수라는 주제로 촬영한 영상에선, 한화 이글스를 두고 문동주(22)를 언급해 눈길을 모았다.
문동주는 ‘문김대전’의 그 ‘문’이다. 김도영(22, KIA 타이거즈)이 KBO리그 최고타자가 되며 MVP도 받고 연봉이 5억원으로 뛰어오른 반면, 문동주의 2024년은 2023년보다 오히려 처졌다. 시즌 막판 어깨통증을 호소하며 조용히 한 해를 마무리했다.
문동주는 2022년 입단하자마자 잔부상에 시달리며 한화의 특별관리를 받았다. 2023시즌 이닝 제한 속에서 23경기, 118⅔이닝을 소화하며 8승8패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했다. 항저우아시안게임과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서 대표팀 에이스를 성공적으로 도맡으며 희망을 밝혔다.
그래서 2024년이 아쉬웠다. 21경기서 7승7패 평균자책점 5.17에 머물렀다. 돌아보면 3년간 부상과 싸운 시간이 길었다. 무엇보다 본인이 가장 속상할 것이다. 절치부심한 문동주는 시즌 후 태국 파타야에서 다시 몸을 만들었다. 현재 건강하게 호주 멜버른 스프링캠프를 소화하고 있다.
차우찬은 “뭐 아파서(아프고 싶어서) 아픈 건 아니지만, 올 시즌에는 아프지 않고 캠프부터 준비를 잘 해서 개막부터 시즌 끝까지 좋은 모습으로 완주하면 좋겠다. 개인적으로 응원도 많이 하고 있고, 또 그만큼 재능도 있고 보여준 것도 있는데 조금 주춤하다. 올 시즌엔 포텐셜이 터지면 좋겠다. 문동주만 잘 해주면 선발진도 원활하게 돌아갈 것 같다”라고 했다.
따지고 보면 문동주처럼 3~4년차 투수가 이런 방황을 겪는 건 놀라운 일은 아니다. 김도영이 엄청난 선수라고 봐야 한다. 이런 측면으로 보면 문동주가 급할 이유는 전혀 없다. 여전히 앞으로 야구를 할 날이 했던 날보다 훨씬 많은 선수다. 병역혜택도 받았으니 부상을 방지하면서 야구에만 집중하면 된다.
한화는 올 시즌 리그 최강 선발진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류현진~코디 폰세~라이언 와이스~엄상백~문동주다. 이들이 구단의 기대대로 본래 실력만 보여주면 팀이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문동주는 다시 한번 ‘제대로 된’ 풀타임에 도전한다. 구위 좋고, 커브라는 확실한 무기도 있다. 경험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니다. 선발투수로서 완성도를 조금만 높이면 정상 궤도에 오를 수 있다.
류현진은 지난달 윤석민의 유튜브 채널 ‘사이버 윤석민’에 출연해 차세대 류윤김(류현진, 윤석민, 김광현) 중 한 명으로 문동주를 꼽았다. 대다수 야구인 시선 역시 다르지 않다. 차우찬 역시 문동주의 잠재력은 보통의 투수와 다르다고 확신한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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