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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하영 기자] MBC 기상캐스터 출신 방송인들이 고(故) 오요안나를 애도하며 직장 내 괴롭힘 의혹과 관련한 심경을 전했다.
MBC 기상캐스터 출신 방송인 배수연은 지난 2일 자신의 SNS 계정에 "마음이 너무나도 아프다"라는 글과 함께 장문의 심경을 전했다.
그는 "MBC...그것도 내가 몸담았던 기상팀에서...이런 안타까운 일이 벌어진 것에 대해 정말 무슨 말을 꺼내야 좋을지 모르겠다"며 참담한 심경을 토로했다. 이어 "매일 새롭게 들려오는 소식에 그저 참담할 뿐이다"고 덧붙였다.
배수연은 과거 MBC 기상캐스터로 활동하면서 겪었던 경험도 언급했다. 그는 "내가 MBC를 나오던 그때도 그랬었지...그들의 기준에서 한낱 프리랜서 기상캐스터였던 나의 목소리에는 누구 하나 전혀 귀 기울여 주지 않았었다. MBC. 보도국. 기상팀"이라며 조직 내 문제를 지적했다.
그러면서 "너무나도 사랑했던 일과 일터였지만 그때 그곳의 이면을 확실히 알게 되었었다. 지금은 조금 달라졌을 줄 알았는데 어쩜 여전히 이렇게나 변함이 없다니"라고 씁쓸함을 드러냈다.
아울러 "제발 진상 조사를 철저히 해서 누구도 억울함이 없도록 진실이 밝혀지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오요안나 후배가 부디 그곳에서 아프지 않기를...꼭 한 번 만날 수 있었더라면...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고 추모했다.
배수연은 2005년 MBC 공채 기상캐스터로 입사해 2010년 12월까지 MBC 소속으로 활동했다.
이에 앞서 배수연의 동기이자 MBC 기상캐스터 출신 방송인 박은지 역시 자신의 SNS를 통해 입을 열었다. 그는 지난 1일 "MBC 기상캐스터 출신으로 너무 마음이 무겁다"며 오요안나의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이 담긴 기사 캡처를 공유했다.
그는 "언니도 7년이라는 그 모진 세월 참고 또 참고 버텨봐서 알지.. 그 고통이 얼마나 무섭고 외로운지..도움이 못 되어줘서 너무 미안하다"라며 애도의 뜻을 표했다.
특히 "뿌리 깊은 직장 내 괴롭힘 문화 이제는 끝까지 밝혀져야"라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박은지는 2005년 MBC 공채 기상캐스터로 활동하다가 2013년 퇴사 후 프리랜서 방송인으로 전향했다.
한편, MBC 기상캐스터 출신 쇼호스트 이문정은 자신의 SNS에 "뭐든 양쪽 얘기를 다 듣고 판단해야 하는 거 아닌가. 한쪽 얘기만 듣고 극단으로 모는 사회. 진실은 밝혀질 거야. 잘 견뎌야 해!"라는 글을 남겼다.
이르 두고 일부 누리꾼들은 해당 글이 오요안나를 저격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을 제기했다. 이에 이문정은 "제가 올렸던 스토리는 오요안나 씨와 관련 없는 개인적인 생각을 쓴 글"이라며 뒤늦게 해명했다.
그는 "더 이상 악의적인 해석은 하지 말아달라"며 "MBC에 몸담았던 사람으로서 회사 측에서 현명한 방법으로 진실을 밝혀주시길 기다린다"고 덧붙였다.
MBC 측은 논란이 커지자 뒤늦게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MBC 관계자는 "오요안나 씨 사망의 원인과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를 위원장으로 하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며 "공정하고 객관적인 조사를 위해 법률가 등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고, 회사 내 인사 고충 관련 부서장들도 실무위원으로 함께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또한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는 다음 주 초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요안나는 지난해 9월 28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그러나 올해 1월 그가 생전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MBC 내부 문제에 대한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고인은 MBC 관계자 4명에게 피해 사실을 호소했지만 MBC 측은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MBC 기상캐스터 출신들의 증언이 이어지며 MBC 내부에서 벌어진 일이 단순한 개별 사건이 아니라 오랜 기간 지속된 구조적 문제였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더욱 커지고 있다.
김하영 기자 hakim010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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