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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예주 기자] 故 오요안나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사망했다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가 MBC를 비판했다.
3일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측은 공식 성명을 통해 "보도를 통해서 드러난 내용들은 방송사의 비정규 노동의 현실에서 공공연하게 일어나는 사건이다. 공개채용이었지만 노동법을 피하기 위해 프리랜서로 계약하고, 정해진 방송 시간을 맞추기 위해서 휴일 없이 일하며, 언제든지 잘릴 수 있는 파리 목숨과도 같다. 고인은 새벽 근무를 위해서 3개월 간 숙직실에서 자면서 출근하기도 하였고, 퇴근한 후에 ‘가르쳐야 한다’는 이유로 다시 회사로 불려간 적도 있었다고 한다. 열악한 노동환경과 위계적인 조직문화는 MBC만이 아니라 거의 모든 방송사의 기상캐스터, 아나운서, VJ, 방송작가 등 수많은 비정규직들이 겪는 일이기도 하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수도권 방송사는 대신할 사람이 얼마든지 있다는 이유로 고강도의 열악한 노동에 불안정한 고용 구조를 감내할 것을 요구하는 한편, 지방 방송사는 경영 악화를 이유로 끊임없이 비정규직 인력 축소를 감행하고 있다. 고인 또한 극심한 경쟁을 뚫고 입사하여 이러한 불합리한 구조를 감내하였고, 직장 내 괴롭힘의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 또한 방송사의 불합리한 구조 안에 있었을 것이기에, 불안정한 고용 구조가 이번 사건과 무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라고 밝혔다.
또 "사건이 공론화 된 직후, 처음 MBC가 낸 입장문은 대단히 유감스럽다. 신고 접수 여부와 상관없이, 함께 일하던 구성원이 스스로 세상을 떠났는데, 4개월이 넘게 회사 내부의 조사 절차가 없었다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 사건에 대한 보도가 이어지자 오히려 유족을 추궁하는 듯 하는 입장문을 내놓은 것은 부적절하다. 이 문제를 일종의 정략적 공격으로 이해하는 것은 아닌지 심각한 우려를 갖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방송 비정규직 문제는 정권을 가리지 않고 계속된 방송 산업의 고질적인 문제이다. 특히 윤석열 정부 하에서는 방송의 공공성 자체가 위협 받고, 미디어 산업의 환경도 급격히 악화되었다. 그 속에서 방송 비정규직의 현실은 지속적으로 악화되는 속에서 방송사 내에서도 항상 문제 해결의 후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었다. 내란사태가 촉발한 사회적 혼란 속에서 언론으로서의 사명을 다하고자 하는 MBC의 노력이 빛을 바래지 않으려면, 그 뒤에 묵묵히 불합리함을 감내하고 있는 비정규직 종사자들의 현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 "다행히 MBC는 외부전문가를 포함하여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한다고 밝혔다. 직장 내 괴롭힘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함께, 고인이 처했던 불합리한 고용 구조에 대한 문제를 성찰하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1996년생인 오요안나는 2021년 5월 MBC 기상캐스터 공채에 합격해 입사했으며, 이듬해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지난해 9월 향년 2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최근 오요안나의 일기와 유서가 발견되며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이 불거졌다.
이하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성명 전문.
MBC는 비정규직 기상캐스터 사망사건, 철저히 진상규명하라
지난 27일, MBC 오요안나 기상캐스터가 지난 9월에 세상을 떠났고, 그 이유가 다른 기상캐스터들로부터 받아 온 직장 내 괴롭힘 때문이라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고인은 2021년 5월에 MBC 프리랜서 기상캐스터로 입사하여, 3년 4개월을 재직하였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고인은 휴대전화에 남긴 유서를 통해서 다른 기상캐스터로부터 받아 온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했다고 한다.
보도를 통해서 드러난 내용들은 방송사의 비정규 노동의 현실에서 공공연하게 일어나는 사건이다. 공개채용이었지만 노동법을 피하기 위해 프리랜서로 계약하고, 정해진 방송 시간을 맞추기 위해서 휴일 없이 일하며, 언제든지 잘릴 수 있는 파리 목숨과도 같다. 고인은 새벽 근무를 위해서 3개월 간 숙직실에서 자면서 출근하기도 하였고, 퇴근한 후에 ‘가르쳐야 한다’는 이유로 다시 회사로 불려간 적도 있었다고 한다. 열악한 노동환경과 위계적인 조직문화는 MBC만이 아니라 거의 모든 방송사의 기상캐스터, 아나운서, VJ, 방송작가 등 수많은 비정규직들이 겪는 일이기도 하다.
수도권 방송사는 대신할 사람이 얼마든지 있다는 이유로 고강도의 열악한 노동에 불안정한 고용 구조를 감내할 것을 요구하는 한편, 지방 방송사는 경영 악화를 이유로 끊임없이 비정규직 인력 축소를 감행하고 있다. 고인 또한 극심한 경쟁을 뚫고 입사하여 이러한 불합리한 구조를 감내하였고, 직장 내 괴롭힘의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 또한 방송사의 불합리한 구조 안에 있었을 것이기에, 불안정한 고용 구조가 이번 사건과 무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사건이 공론화 된 직후, 처음 MBC가 낸 입장문은 대단히 유감스럽다. 신고 접수 여부와 상관없이, 함께 일하던 구성원이 스스로 세상을 떠났는데, 4개월이 넘게 회사 내부의 조사 절차가 없었다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 사건에 대한 보도가 이어지자 오히려 유족을 추궁하는 듯 하는 입장문을 내놓은 것은 부적절하다. 이 문제를 일종의 정략적 공격으로 이해하는 것은 아닌지 심각한 우려를 갖지 않을 수 없다.
방송 비정규직 문제는 정권을 가리지 않고 계속된 방송 산업의 고질적인 문제이다. 특히 윤석열 정부 하에서는 방송의 공공성 자체가 위협 받고, 미디어 산업의 환경도 급격히 악화되었다. 그 속에서 방송 비정규직의 현실은 지속적으로 악화되는 속에서 방송사 내에서도 항상 문제 해결의 후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었다. 내란사태가 촉발한 사회적 혼란 속에서 언론으로서의 사명을 다하고자 하는 MBC의 노력이 빛을 바래지 않으려면, 그 뒤에 묵묵히 불합리함을 감내하고 있는 비정규직 종사자들의 현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다행히 MBC는 외부전문가를 포함하여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한다고 밝혔다. 직장 내 괴롭힘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함께, 고인이 처했던 불합리한 고용 구조에 대한 문제를 성찰하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예주 기자 yejule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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