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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고민이 되긴 했다"
김하성은 4일(이하 한국시각) 화상인터뷰 프로그램을 통해 탬파베이 레이스 입단 기자회견의 시간을 가졌다. 이날 탬파베이 유니폼을 착용, TB 로고가 새겨진 모자를 쓴 김하성은 미국, 한국 기자들로부터 많은 질문을 받았다.
스토브리그가 시작된 후 현지 언론들로 인해 수많은 구단들과 연결고리가 만들어졌던 김하성의 계약 소식이 들려온 것은 지난달 30일이었다. 김하성이 새롭게 유니폼을 입게 된 팀은 'MLB.com'을 제외하면 그 누구도 예상 행선지로 거론하지 않았던 탬파베이 레이스였다.
탬파베이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로 대표적인 '스몰마켓' 구단. 유망주들을 잘 육성해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하거나, 값어치가 떨어진 선수들을 영입해 반등의 계기를 마련해주고 값비싼 대가를 받으면서 구단을 운용하는 팀이다. 하지만 김하성에겐 달랐다. 탬파베이는 김하성에게 무려 2년 2900만 달러(약 424억원)의 계약을 안겼다.
2024시즌이 시작되기 전 1억 달러 이상의 대형 계약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규모였지만, 이는 탬파베이 구단 역사상 5위에 해당될 정도였다. 올해 1300만 달러(약 190억원)의 연봉을 받는 김하성은 단숨에 탬파베이 '연봉킹'으로 등극했고, 2025시즌이 끝난 뒤 옵트아웃을 통해 새로운 행선지를 찾아 떠나지 않는다면 내년엔 1600만 달러(약 234억원)을 받을 수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하성은 "탬파베이라는 좋은 팀에 합류하게 돼서 기대가 된다. 부상 이슈가 있지만, 지금상태도 너무 좋다. 그걸 믿고 좋은 계약을 하게 해준 구단 관계자분들께 감사하다. 열심히 준비해서 꼭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좋은 팀에서 좋은 오퍼가 왔다. 때문에 어렵지 않게 탬파베이를 결정하게 됐다"고 탬파베이 입단 소감을 밝혔다.
현재 김하성의 재활은 매우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미국 현지 언론에서는 최근 김하성이 4월 그라운드로 복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소식을 전했지만, 김하성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수술은 너무 잘 됐다. 재활도 좋은 트레이너를 만나서 열심히 하고 있다. 좋은 상태다. 지금은 공도 던지고, 타격도 시작했다. 4월 말에서 5월 초 안에는 복귀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최대한 복귀를 빨리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날 김하성에게 두 번이나 나왔던 질문이 있다. 바로 탬파베이의 홈구장과 관련된 내용이었다. 탬파베이는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스버그의 트로피카나필드를 홈구장으로 사용하는데, 지난해 허리케인의 여파로 인해 돔구장의 지붕이 파손됐다. 이로 인해 탬파베이는 당분간 홈구장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 이에 뉴욕 양키스가 손을 내밀었다. 탬파베이는 양키스 마이너리그 팀이 사용하고 있는 조지 M. 스타인브레너 필드를 홈구장으로 사용한다.
이는 질문이 두 번이나 나왔던 이유는 김하성이 그 누구보다 내야 잔디 등의 상태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유격수인 까닭이다. 잔디와 그라운드의 상태에 따라 김하성의 수비 지표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그리고 이는 김하성의 가치 평가로도 이어지는 중요한 문제다. 김하성 입장에서는 탬파베이와 계약을 맺는 데 있어 홈구장의 상태가 신경 쓰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하성은 마이너리그 구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것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눈치였다. 메이저리그에 비해 한참 떨어지는 KBO리그도 경험해 봤고, 골드글러브를 수상할 정도로 수비 실력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정평이 나 있는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였다.
김하성은 구장에 대한 질문에 "고민이 되긴 했다"고 솔직하게 답하면서도 "하지만 야구장의 컨디션이 좋다고 들었다. 메이저리그 팀이 사용하는 구장이기 때문에 잘 관리를 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계약을 맺는 데 있어 구장이 문제가 되거나 하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우려가 있는 만큼 탬파베이도 임시 구장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
김하성은 "홈구장이 문제가 있어서 다른 구장을 사용하게 됐지만, 관리를 잘 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프런트도 잘 준비하고 있다"며 "경기하는데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강하게 말을 해줘서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구장은 계약에 크게 영향이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재차 강조했다.
행선지를 찾은 만큼 김하성은 어깨 수술에서 회복해 다시 자신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일만 남았다. 4월말 또는 5월초 복귀를 앞두고 있는 김하성이 올해 어떠한 성적을 남게 될지 많은 관심이 쏠린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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