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송성문에게도 더블 포지션을 얘기했다.”
2024시즌 성적은 142경기서 527타수 179안타 타율 0.340 19홈런 104타점 88득점 21도루 OPS 0.972 득점권타율 0.372.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했음에도 실책은 단 10개. 3루수도 773이닝을 소화했다. 720이닝 이상 소화해야 하는 기준을 통과했다.
3루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하기에 전혀 손색없는 성적이었다. 그러나 이 선수는 3루수 골든글러브 투표에서 유효표 288표 중 단 4표 획득에 그쳤다. 득표율은 겨우 1.4%.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KIA 타이거즈 ‘몬스터’ 김도영(22) 때문이었다.
김도영이 2024시즌 말도 안 되는, 미친 활약을 펼치면서 송성문(29, 키움 히어로즈)은 ‘역대급 빈손’ 3루수가 되고 말았다. 송성문은 당연히 김도영을 인정했다. 단, 자신도 언젠가 3루수 골든글러브를 받아보고 싶다고 했다.
야구는 도전이다. 송성문은 다시 도전한다. 그런데 올해 송성문이 3루수 골든글러브 수상에 필요한 720이닝 수비를 채우지 못할 수도 있다. 김혜성(26, LA 다저스)이 떠났기 때문이다. 키움은 전통적으로 야수들의 멀티포지션을 선호했고 지향한다. 송성문은 올 시즌 2루수로 뛰는 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
홍원기 감독은 지난달 23일 미국 애리조나주 메사 스프링캠프로 출국하면서 “송성문에게도 기본적으로 더블 포지션을 얘기했다. 어느 한 선수가 특정 포지션, 어느 자리에 있을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키움은 여전히 김하성(30, 탬파베이 레이스) 퇴단 후 확실한 주전 유격수를 못 만들었다. 이런 상황서 김혜성마저 떠났다. 중앙내야가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당장 유격수와 2루수로 기용할 수 있는 카드들이 있다. 2루의 경우 베테랑 최주환이 안정감 측면에선 가장 좋다. 그러나 최주환이 4년 계약을 맺었다고 해도 30대 후반인 걸 감안하면 장기적으로 최상의 대안이라고 보긴 어렵다.
때문에 홍원기 감독은 송성문의 2루수 기용 가능성을 열어놓는 것이다. 군 복무 직후에도 2루수를 본 경험이 있고, 2024시즌에도 2루수로 151⅔이닝을 소화하면서 단 2개의 실책만 범했다. 더구나 3루수로는 작년에 가능성을 보여준 고영우도 있고, 또 다른 베테랑 김태진의 기용 가능성도 있다. 파격적으로 신예 기용 가능성 역시 열렸다.
홍원기 감독은 “송성문도 흔쾌히 방향성에 대해 동의했다. 본인의 커리어를 새롭게 작성하기 위한 방향에 동감했다. 캠프에서 본격적으로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라고 했다. 2루에서 성과가 좋다면 2루수로 기용되는 비중이 커질 수도 있다.
기본적으로 송성문은 2024시즌을 계기로 타격에 눈을 떴다는 평가를 받았다. 2루수로 자리잡으면 내친 김에 2루수 골든글러브에 도전하지 말라는 법도 없다. 어떻게 보면 김도영이란 괴물이 버틴 3루보다 2루수 골든글러브 도전이 상대적으로 수월할 수도 있다.
결국 타격만 작년의 퍼포먼스가 우연이 아니었다는 걸 입증하면, 어떤 곳에 서든 경쟁력은 충분할 전망이다. 송성문이 그만큼 키움 내야에서 특별한 존재감을 자랑한다. 올해도 주장으로 팀을 이끈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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