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공항 김경현 기자]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
삼성 라이온즈 오승환이 2차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소감을 밝혔다. 담담한 말투 속에 부활을 향한 열망을 읽을 수 있었다.
삼성은 5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2차 전지훈련 장소인 일본 오키나와로 출국했다. 삼성은 3일까지 괌에서 1차 전지훈련을 마쳤고, 4일 일시 귀국한 뒤 일본으로 떠났다.
출국 전 만난 오승환은 "매년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는 시간이지 않나. 이 시작이 어떻게 보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 아무도 모르는 것이라 올 시즌 준비를 조금 더 철저하게 했다"고 했다.
괌에서 박진만 감독과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고 한다. 오승환은 "감독님께서도 원하시는 게 '팀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이야기를 하셨다. 저도 보직을 떠나 무조건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씀을 드렸다"라고 당시 상황을 돌아봤다.
추신수와 김강민이 모두 은퇴를 선언, 오승환은 KBO리그 최후의 82년생이 됐다. 지난 시즌 27세이브를 올리긴 했으나 평균자책점이 4.91로 커리어에서 가장 높았다. 시준 도중 김재윤에게 마무리 자리를 내줬고, 포스트시즌 엔트리에도 승선하지 못했다.
오승환은 "당장 은퇴를 해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다. 감독님께선 '신경 쓰지 말고 몸 상태만 좋고 팀에 도움이 되면 그런 것을 먼저 생각할 필요 없다'고 먼저 말씀해 주셨다"라면서 "저도 그런 문제로 팀의 골칫거리가 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지 않으려면 첫 번째로 팀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본인의 말대로 야구 인생의 황혼기에 들어선 오승환은 향후 계획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오승환은 "유니폼을 입고 현역으로 뛰고 있을 때는 올 시즌 성적에만 집중해야 할 것 같다. 저도 많은 생각을 해봤지만 현재에 집중을 하는 게 맞는 것 같아서, 다음 시즌 플랜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2005년 신인 시절 첫 캠프지였던 괌을 최고참이 되어 재방문했다. 당시 삼성은 두산 베어스를 꺾고 한국시리즈를 우승했다. 이때 오승환은 3세이브를 기록하며 한국시리즈 MVP로 뽑혔다.
우승 기운을 받아왔냐는 질문에 "그런 것도 없지 않을 것"이라면서 "첫 스프링캠프지가 괌이었다. 올 시즌 좋은 기분으로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했다.
아직 오승환과 이별하기엔 이르다. 팬들 역시 건강한 오승환을 오래도록 보고 싶어 한다. 오승환은 "팬들의 목소리도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첫 번째는 제가 납득이 되어야 한다. 스스로 후회하지 않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경현 기자 kij445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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