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증권·카드·손보·생명 등 비은행 계열사 고속 성장
은행, H지수ELS 손실 보상·금리인하로 다소 하락
[마이데일리 = 이보라 기자] KB금융그룹이 국내 금융지주 사상 최초로 순이익 5조원을 돌파했다. 비은행 계열사들이 모두 좋은 성적을 거둔 영향이다. 전년에 대규모 충당금을 적립했던 기저효과도 작용했다.
KB금융은 5일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5조782억원을 기록해 전년(4조5263억원) 대비 10.5% 증가했다고 밝혔다. 사상 최초로 연간 순이익이 5조원을 돌파했다. 국내 금융지주사 가운데 연간 순이익 5조원을 돌파한 것도 KB금융이 최초다. 지난해 4분기만 놓고 보면 KB금융의 순이익은 68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2.8% 증가했다.
KB금융은 홍콩 H지수 ELS 손실 보상과 금리 하락으로 은행 실적이 다소 줄었으나 비은행 부문의 이익이 크게 확대되면서 호실적을 견인했다. 실제로 KB증권, KB손해보험, KB국민카드, KB라이프 등 주요 비은행 계열사의 당기순이익이 각각 전년 대비 50.3%, 17.7%, 14.7%, 15.1% 증가하며 그룹 실적을 뒷받침했다.
실적 호조에 힘입어 그룹 자기자본이익률(ROE)은 9.72%로 전년 대비 0.59%포인트(p) 올랐다. BIS 기준 자기자본비율과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각각 16.41%, 13.51%를 기록했다.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0.65%로 지난해 9월 말 대비 0.03%p 상승했다.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150.9%다.
부문별 실적을 살펴보면 순이자이익은 12조8267억원으로 집계됐다. 순이자마진(NIM) 하락에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 5.3% 증가했다. 금리 인하 기대감에 따른 대출 수요 증가, 대출 자산 평균 잔액 증가, 비은행 계열사의 이자이익 기여도 확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그룹과 은행의 순이자마진은 각각 2.03%, 1.78%로 지난해 시장금리 하락에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 0.05%p씩 하락하는 데 그쳤다. 순수수료이익은 3조8496억원으로 전년 대비 4.8% 증가했다. 부동산 PF 시장 침체로 인해 은행과 부동산 신탁의 신탁 보수가 감소했으나, 카드 이용 금액 증가, IB 부문의 증권 업무 수익 확대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손실충당금 전입액은 2조443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1021억원 감소했다. 지난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적립한 기저효과다.
주요 계열사인 국민은행의 당기순이익은 3조2518억원으로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 감소에도 불구하고 ELS 손실 관련 대규모 충당 부채 반영 등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0.3% 감소했다.
은행의 원화 대출금 잔액은 363조60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6.4% 증가했다. 가계대출은 기준금리 인하와 부동산 시장 거래량 증가 영향으로 같은 기간 6.2% 늘었으며 기업대출도 6.6% 증가했다.
비은행 부문에서는 KB증권의 당기순이익이 5857억원으로, WM(자산관리) 사업 성장에 따른 금융상품 판매 수익 증가 등으로 전년 대비 50.3% 불어났다. KB손해보험도 839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7.7% 증가했다.
KB금융은 이날 총 1조 7600억 원 규모의 주주환원 계획을 발표했다. 자사주 매입·소각은 5200억원 규모다. 지난해 발표한 주주환원 정책에 따라 CET1 비율(13.51%) 중 13%를 초과하는 자본을 현금 배당 및 자사주 매입·소각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보라 기자 bor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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