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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고(故) 오요안나가 직장 내 괴롭힘에 시달리다 사망한 가운데 가해자로 지목된 김가영 등의 MBC 기상캐스터 입사 동기인 정혜수의 과거 글이 재조명받고 있다.
지난달 27일 MBC 기상캐스터로 평일 주말 뉴스 날씨를 진행하던 오요안나는 지난해 9월 세상을 떠났다. 그가 휴대전화 메모장에 남긴 원고지 17장 분량의 유서에는 직장 내 괴롭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됐다.
이후 온라인상에서는 '2018년에 MBC 신입 기상캐스터로 합격했지만, 방송 한 번도 못 하고 잘린 정혜수씨의 글'이란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와 주목을 끌었다.
1992년생 정혜수는 지역 케이블 방송 아나운서를 하다가 2018년 MBC 기상캐스터로 입사했다. 당시 MBC는 정혜수를 포함, 김가영 최아리 박하명 총 4명을 선발해, 한 달 동안의 교육 기간을 가졌다. 김가영 최아리 박하명은 오씨를 괴롭힌 가해자로 지목된 바 있다.
해당 글에서 정해수는 “5년 동안 준비해서 입사한 방송국에 합격했는데 구두로 당일 해고 통보를 받았다"며 "통보 날 팀장님이 '네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을 거야. 내가 왜 이런 말을 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인사부도 아니고. 아 근데 넌 계약을 안 했으니 인사부에서 말할 필요가 없겠구나'라고 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1차 서류, 2차 면접, 3차 임원 면접까지 방송국에서 정한 3단계를 정식 채용 과정을 걸쳐 최종 합격 통보를 받았다. 프리랜서 채용이었지만 홈페이지에 정식으로 입사공고와 시험 일정이 있었다. 그리고 인사부를 통해 합격 전화를 받았다. 합격자 유의사항에 교육 중 합격이 취소될 수 있다는 말은 전혀 없었다"며 털어놓았다.
정혜수는 교육이 끝나는 4주차에 계약 해지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교육 기간 중 새벽 6시에 출근해서 일 준비를 마친 뒤 동기들이 커피를 마시러 가자고 했을 때 생리통이 심해 출근 시간인 9시 전까지 잠시 당직실에 누워 있겠다고 했다. 이게 화근이었다. 당직실에 들어온 한 선배가 '여기가 우습냐'더라. 그날 저녁 팀장에게 한 소리를 들었고 그 뒤 계속 겉돌게 됐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팀장이 다른 동기에게 논문을 찾아오라고 시킨 일을 대신했다가 혼이 난 이후 해고 통보를 받았다고 했다.
그는 "아르바이트생도 이렇게 자르진 않을 거다. 계약서를 작성하진 않았지만 사원증과 용역확인서는 받았다. 조언이라도 구할까 해서 대형 로펌 대표번호로 전화해 물어봤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해당 방송국은 고문 관계라 조언해 드릴 수가 없습니다' 였다. 대형 지상파 방송국을 상대로 개인이 할 수 있는 건 정말 아무것도 없다"며 억울한 심경을 드러냈다.
정혜수는 현재 정민아로 개명 후 정부청사 대변인실 아나운서로 근무하며 법학대학원에 다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의 권태선 이사장이 직장 내 괴롭힘 의혹과 관련해 “기상캐스터를 포함한 프리랜서들의 노동 환경 전반을 점검해 개선책을 마련하도록 요구하겠다”고 했다.
권 이사장은 지난 4일 홈페이지 입장문을 통해 “다시는 이런 불행한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권 이사장은 “설 연휴 기간에 (오 기상캐스터 관련) 보도를 접하고 충격을 받았다”며 “공영방송 MBC에서 이런 문제가 제기됐다는 것만으로도 안타깝고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그는 “진상조사위원회가 현재 제기되고 있는 여러 문제를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조사해 신속하게 진실을 밝혀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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