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마이데일리 = 이정원 기자] "앞으로 자주 볼 수 있을 것이다."
지난 4일 화성종합경기타운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5라운드 IBK기업은행과 현대건설의 경기.
이날 김호철 IBK기업은행 감독은 미들블로커 이주아의 짝으로 최정민이 아닌 김희진을 택했다. 김희진이 리그에서 선발로 나선 건 2024년 2월 29일 6라운드 페퍼저축은행전 이후 처음이었다.
많은 득점을 올리지는 못했다. 서브 1개 포함 2점에 그쳤다. 2세트 중반 최정민과 교체됐고, 3세트 잠시 빅토리아 댄착(등록명 빅토리아)를 대신해 교체로 들어간 게 전부였다. 팀도 패배를 했으니 김희진으로서는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경기 후 김호철 감독은 "이제 김희진도 뛸 때가 됐다. 그래서 선발로 넣은 것이다. 좋은 모습을 보이면 계속 선발로 뛸 수 있다. 훈련장에서 열심히 한다. 감독으로서 열심히 하는 선수에게 한 번씩 투입 기회를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희진이는 자주 얼굴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희진은 한국 배구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이름 중 한 명이다. 2012 런던, 2016 리우, 2020 도쿄 등 3회 연속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 3회 연속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는 김연경(흥국생명), 양효진(현대건설) 뿐이다.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 수많은 국제 대회에 나서 한국 배구를 위해 헌신하고 때리고 또 때렸다.
전성기 시절에는 외인 못지않은 화력을 뽐내며 IBK기업은행 전성기를 이끌었다. 아포짓 스파이커와 미들블로커를 오가며 팀 전술에 큰 힘이 되었다.
그러나 무릎이 성치 않았다. 2020 도쿄올림픽에 가기 전에도 오른쪽 무릎 뼛조각이 튕겨져 나가 수술을 받았던 김희진은 2023년 2월에도 우측 무릎 반월상 연골판 수술을 받았다. 30대 중반에 접어들었고, 회복 속도가 20대 시절과는 다르기에 최근 활약만 보면 우리가 알던 김희진은 아니다. 팬들로서도 실망감이 클 수밖에 없다.
2023-2024시즌 데뷔 후 가장 적은 14경기 출전에 19점에 그쳤고, 올 시즌에도 21경기 25점으로 아쉬움을 보이고 있다. 김희진이 미들블로커와 아포짓 자리에서 주축 선수들이 힘들 때 한 번씩 들어가 득점을 올린다면 IBK기업은행으로서도 경기를 편하게 운영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하니 아쉬울 따름이다.
물론 비시즌 훈련을 게을리한 건 아니다. 김호철 감독은 시즌 초에 "희진이는 다른 선수들보다 연습량이 더 많다. 본인이 몸을 잘 만든다면, 앞으로 기회가 더 오지 않을까"라며 "정민이와 주아가 흔들릴 때 미들블로커 백업 역할을 맡거나, 빅토리아가 힘들 때 아포짓 자리에 들어갈 수도 있다"라고 기대를 보인 바 있다.
김희진은 국내 선수 단 5명(황연주(현대건설), 김연경, 김희진, 이소영(IBK기업은행), 이재영(前 흥국생명))만 가지고 있는 트리플크라운 기록 보유자이다. 김희진은 2015년 12월 13일 흥국생명전(후위 3개, 서브 3개, 블로킹 3개), 2019년 10월 20일 KGC인삼공사(現 정관장)전(후위 6개, 서브 4개, 블로킹 3개)에서 기록을 달성했다.
V-리그에서 366경기를 뛰며 8423번의 공격을 시도했고, 4214득점을 올렸다. 물론 전성기 시절의 기량을 생각하는 건 무리다. 그러나 팀이 힘들 때 한 번씩 힘이 되는 득점을 기록하면 팬들도 팀 입장에서도 좋을 터. 김희진에게 부활의 시간은 올까.
이정원 기자 2garde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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