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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지혜 기자] 경주마 ‘심장의고동’ 지난해 12월 29일 서울 11경주를 마지막으로 은퇴했다. 이제 고향이 제주로 내려가 코리아호스랜드에서 씨수말로 제2의 마생을 살아갈 예정이다.
심장의고동은 지난 2019년 1월 데뷔전을 시작으로 49회의 출전, 3번의 대상경주 우승, 머나먼 두바이로의 해외원정 등 활약했다. 8세 초중반까지도 힘과 기량이 대단했다.
조마 ‘인그란디어’, 부마 ‘지금이순간’ 등 혈통을 이었다. 특히 인그란디어는 경주거리 3200m인 최장거리 일본 대상경주에서 화려한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전세계 경마계의 주목을 받았다.
망아지 시절부터 함께해 왔다는 지민규 팀장은 “평소에는 차분하고 순하지만, 경주에 나설 때는 투지가 느껴지던 말”이라고 기억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경주로는 ‘19년 4월 20일 3경주를 꼽았는데 갓 데뷔한 신예 경주마였음에도 팬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1위로 들어온 경주였다. 다만, 대각선으로 달리는 ‘사행(Lug in/out)’으로 주행심사를 다시 받아야 하는 상황에 봉착했던 것. 결국 주행심사를 무사히 마치고 훈련까지 모두 소화해 낸 ‘심장의고동’은 5월 12일 펼쳐진 코리안더비에서 2위라는 우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다른 경주마였다면 엄두를 내지 못했을 강행군의 스케줄이었는데 ‘심장의고동’은 불평불만 없이 묵묵히 따라주는 기특한 경주마였다.
생애 3번째 대상경주 우승이자, 최고의 영예였던 ‘21년 대통령배 역시 잊을 수 없는 경주였다. 당시 발가락 골절로 기승이 어려웠던 문세영 기수에게 적극적인 구애 끝에 기승을 약속받고 당시 지용철 조교사팀이 모두가 하나되어 최선을 다해 훈련했고 결국 대통령배 ’우승‘이라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
당시 오종환 마주는 “이 아이 태어나자마자 봤는데 심장소리가 무척 컸어요. 아가인데도 심장소리가 매우 크게 들렸거든요. 그래서 이름을 ’심장의고동‘이라고 지었습다”라며 “오랜 기간 말을 사랑하셨던 저의 부모님에게도 큰 기쁨을 드릴 수 있어 ’심장의고동‘에게 그저 감사한 마음뿐이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지혜 기자 ima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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