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근데 못해요. 우승을 못해요.”
KIA 타이거즈는 2025시즌을 마치면 무려 7명의 선수가 FA 자격을 얻는다. 최형우, 양현종, 조상우, 박찬호, 최원준, 이준영, 한승택이다. 이들을 전부 붙잡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일부와 비FA 다년계약을 맺는 것도 팀 케미스트리 차원에서 쉬운 선택이 아니다. 결국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KIA 프랜차이즈 스타로 활약하다 은퇴 후 유튜브 채널 ‘사이버 윤석민’을 운영하는 윤석민이 7일 공개된 박찬호-최원준과의 두 번째 컨텐츠에서 박찬호에게 흥미로운 질문을 던졌다. 만약 KIA가 최원준을 붙잡고 박찬호를 놓친다면, 그리고 KIA가 2026년에 우승한다면 기분이 어떨 것 같은지
박찬호는 “진심으로”라면서 박수를 쳤다. 친정에 대한 리스펙트를 의미한다. 그러나 최원준이 진지하게 윤석민의 질문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했다. 최원준은 “근데 못해요”라고 했다. 박찬호가 순간적으로 표정이 환하게 밝아지며 “어?”라고 했다.
최원준은 박찬호가 KIA에 없다면 “그냥 우승을 못해요”라고 했다. 구체적으로 “오랫동안 팀에 남아있던 사람이 빠지면, 우승 쉽게 못해요. 거기서 (팀 전력에)금이 가는 것이다”라고 했다. 최형우가 비슷한 얘기를 자신에게 해줬던 듯하다.
박찬호는 최원준의 얘기가 무슨 뜻인지 알고 있다. “내가 유격수여서가 아니라, 내년(2025시즌)까지 7넌 째란 말이예요. 함께 합을 맞췄던 사람들이, 포메이션이든 뭐든 자신들의 생각대로 설계가 돼 있는데 리셋되면 다시 시작해야 한다. 나 때문에 우승을 했다? 못했다? 그런 건 아니지만, 그만큼 한 포지션, 한 선수가 너무 중요하다”라고 했다.
최원준과 박찬호의 발언을 정리하면 그만큼 오랫동안 맞춰온 합, 케미스트리를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박찬호는 KIA에서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풀타임 유격수로 뛰기 시작했다. 티격태격 해도 김선빈과 올해 7년째 키스톤을 이룬다. 2023시즌부터 주전 3루수가 된 김도영과도 3년째 호흡을 맞춘다. 최원준도 2020년부터 붙박이 외야수로 자리매김했으니 이미 5년간 박찬호의 뒤를 지켰다.
FA 7인방의 발생, 그로 인해 일부의 잔류와 이적이 발생하면 케미스트리가 미묘하게 깨지고, 새로운 멤버들과 다시 맞추는 케미스트리가 정상화될 때까지 시간이 당연히 필요하다. 그러면 전력은 그 과정에서 불안해질 수도 있다. 때문에 최원준은 우승까진 못할 수 있다는 얘기를 한 것이다.
더구나 윤석민의 가정대로 박찬호가 떠난다면, 당장 KIA에 유격수를 볼 수 있는 선수는 많다. 정 급하면 김도영의 유격수 전향도 옵션 중 하나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합을 다시 맞춰가야 하고, 유격수 자체도 당장 박찬호만큼 능숙하게 볼 수 있는 선수가 많지 않다. 새로운 선수에게 능숙함을 기대하고 시간을 부여하기엔, 유격수라는 포지션은 야구에서 참 중요하다.
결국 박찬호만큼은 KIA의 선택과 집중 환경에서도 꼭 잔류할 필요가 있는 선수라고 봐야 한다. 최원준도 마찬가지다. 7인방 중에서도 가장 관심이 가는 선수가 조상우, 박찬호, 최원준이다. 최형우는 사실 현역의 끝물이라서, 양현종은 로열티 높은 프랜차이즈 스타라서 KIA가 놓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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