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슈퍼스타가 전학을 온 거야. 너무 행복했다.”
KIA 타이거즈 우완 불펜 조상우(31)는 트레이드로 합류한 뒤 순조롭게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 시절이던 작년 후반기에 어깨 이슈가 있었다. 그러나 충분히 쉬면서 회복했고, 오프시즌에 임기영과 함께 트레드 어슬레틱센터에서 투구밸런스를 다잡고 운동도 했다.
그런 조상우의 트레이드에 가장 반가운 선수는 단연 이우성(31)이었다. 두 사람은 대전고 동기동창이다. 2012년 배터리 호흡을 맞췄던 두 사람이 13년만에 재회했다. 이우성은 해외에서 조상우의 트레이드 소식을 듣자마자 조상우에게 국제전화를 걸어 반가움을 표했다. 물론 대화 내용은 간단하게 “진짜 오냐? 진짜 간다”였다.
이우성은 7일 구단 유튜브 채널 갸티비에 “와이프랑 해외에 놀러갔는데, 트레이드 소식이 나왔다. ‘KIA가 조상우?’ 바로 전화를 걸었다. 고등학교 친구와 한 팀에서 야구를 하고 싶었는데 막상 온다고 하니까 설레고 기분 좋고 그냥 어렸을 때 기분이 났다”라고 했다.
조상우는 갸티비에 “우성이와 고등학교 때 이후 14년만에 같은 팀에서 야구하게 됐다”라고 했다. 두 사람은 너무 반가운 나머지 어바인 스프링캠프에서 한 방을 쓰고 있다. 조상우는 이우성의 도움으로 KIA 적응에 큰 도움을 받고 있다고 했다. 물론 이우성은 웃으며 자신이 그 정도의 선수는 아니라고 했다.
조상우는 “제일 편하고 친한 친구와 함께 있으니까 확실히 심적으로 좀 편하다. KIA에 대해 많이 설명해줬다. 워낙 분위기가 좋은 팀이다. 신경 써야 하는 게 없다. 우성이 덕분에 편하게 잘 적응하고 있다”라고 했다.
그래도 이우성은 조상우를 이해했다. 자신도 두산 베어스, NC 다이노스에서 두 번이나 트레이드로 팀을 옮겨봤기 때문이다. 이우성은 “내가 트레이드를 두 번 해봤다. 두 번 해보니까 옆에서 누가 ‘이래서 좋다. 분위기 너무 좋다, 편하게 해도 된다’ 이렇게 말해도 상우 입장에선 좀 낯설 수 있죠”라고 했다.
그러자 조상우도 “아무래도 다른 색깔의 팀에서 10년 넘게 있다 왔으니까 아직 뭐 100% 적응은 안 됐는데, 우성이 덕분에 금방 잘 할 것 같다”라고 했다. 올 시즌 9시 야구를 책임져야 하는 조상우와, 외야수로 돌아간 이우성은 KIA의 V13 도전에 정말 중요한 퍼즐들이다.
그런 이우성은 조상우를 “슈퍼스타”로 여겼다고. 인천에 있던 조상우가 고2 때 전학을 했을 때 처음 만났던 기억을 생생하게 했다. 이우성은 “저희 때는 150km을 던지는 세대가 아니었다. 인천에서 전학을 온다고 하는데 150km를 던진다고 하더라. 그런 애들을 보면 뭔가 어깨가 올라가고 자기밖에 모를 줄 알았다. 그런데 친구들과 정말 잘 어울렸다. 분명히 얘가 야구를 제일 잘 하는데…그때부터 친해졌다. 내가 주장이었는데 사람이 괜찮더라”고 했다.
심지어 이우성은 “우리 팀(대전고)이 약팀이었다. 2학년 겨울에 상우가 전학을 와서. 슈퍼스타가 전학을 온거야. 오자마자 전국대회 4강에 갔다. 그때 너무 행복했다. 몇 십년만에 4강에 올라갔다. 그 경험을 통해 전국체전에 갔는데 결승까지 갔다. 상우 덕분이 아닐까 싶다. 이런 슈퍼스타가 우리 학교에 전학 와서 약팀이던 우리 학교가 전국대회 4강이란 걸 해보고, 마지막 대회서 결승까지 갔는데 하필 너무 센 팀(천안북일고)을 만났다. 그 팀을 못 이겨서 아직도 한이 남긴 한다”라고 했다.
조상우는 이우성의 얘기에 손사래 치며 “뭔 슈퍼스타야”라고 했다. 따지고 보면 조상우는 이번에도 이우성의 보금자리로 전학을 온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땐 우승까지 가지 못했던 대전고 동기가 14년만에 어바인에서 의기투합하며 V13을 향해 달려간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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