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묘한 야구인생이다.
롯데 자이언츠의 퓨처스 스프링캠프 명단을 보면, 포함되는 게 맞나 싶은 선수 2명이 보인다. 베테랑 내야수 노진혁(36)과 김민성(37)이다. 4년 50억원 FA 대형계약자 노진혁도 충격적이지만, FA 사인&트레이드로 14년만에 친정에 돌아온 김민성의 야구인생은 참 일반적이지 않다.
김민성은 덕수정보고를 졸업하고 2007년 2차 2라운드 13순위로 롯데에 입단했다. 데뷔 3년차이던 2009년에 114경기에 나서며 1군에 자리매김하는 듯했다. 그러나 2010년 7월22일에 키움 히어로즈로 트레이드 됐다. 당시 롯데는 황재균(KT 위즈)으로 3루를 업그레이드하고자 김민성과 김수화를 희생했다.
2018시즌까지, 사실상 키움에서 전성기를 보냈다. 그러나 키움은 2018-2019 FA 시장에서 김민성과의 계약에 소극적이었다. 늘 그렇듯 젊은 선수들을 키우고 싶어했다. 결국 사인&트레이드로 3년 18억원에 LG 트윈스행이 결정됐다. 당시 LG는 3루수가 마땅치 않았다. 키움은 LG로부터 5억원을 챙겼다.
김민성은 2017시즌을 마치고 FA 시장에 나갈 수도 있었다. 그러나 등록일수 단 하루가 부족해 FA 자격 획득이 1년 미뤄졌다. KBO를 상대로 법원에 가처분신청을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김민성으로선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2010년 롯데에서 키움으로 트레이드 될 당시 KBO가 곧바로 승인을 해주지 않아 등록일수에 손해를 봤다는 것이다.
어렵게 LG행이 결정됐고, 2023년까지 5년간 뛰었다. 주축은 아니었지만, LG에서 한국시리즈 우승도 맛봤다. 그러나 2023-2024 FA 시장에서 또 한번 사인&트레이드 대상자가 됐다. 이번엔 친정 롯데였다. 롯데는 2+1년 9억원에 김민성과 계약한 뒤 김민수를 LG에 보냈다. 즉, 김민성은 지금까지도 FA 사인&트레이드를 두 번이나 겪은 유일한 야구선수다.
롯데는 내야 뎁스 보강 차원에서 김민성을 원했다. 김민성도 FA 시장에서 LG에서 빠져나가길 원했다. LG는 문보경이라는 차세대 간판타자를 발굴했다. 3루수이니 김민성으로선 설 자리가 없었다. 2루에서 승부를 볼 수도 있었으나 신민재가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한 상태였다.
여기서 반전이 일어났다. 김민성은 내야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롯데에서 주전을 꿈꿨으나 김태형 감독이 부임하자마자 내야의 새 판을 짜면서 또 인생이 꼬였다. 사실 시즌 초반엔 부상한 한동희 대신 3루수로 나갔으나 기회를 꽉 잡지 못했다. 잔부상도 있었다.
결국 35경기서 70타수 14안타 타율 0.200 2홈런 8타점 6득점 OPS 0.678이라는 최악의 성적을 냈다. 급기야 LG에서 트레이드로 넘어온 손호영이 3루수로, 유망주 고승민이 2루수로 각각 자리 잡았다. 유격수 박승욱까지, 김태형 감독은 특유의 직관력과 뚝심으로 내야진을 완벽하게 재편했다. 김민성은 경쟁서 완전히 밀려났다.
그리고 올 시즌을 2군 스프링캠프에서 준비한다. 일단 김태형 감독의 구상에선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김민성은 우선 2군에서 김용희 감독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 게 우선이다. 2군 감독에게 좋은 평가를 받아야 1군에 보고가 되고 김태형 감독에게 고민을 안길 수 있다. 또한 좋은 평가를 받는다고 해도 손호영이나 고승민이 부상 및 부진 등 안 좋아야 틈을 비집고 들어갈 수 있다.
어느덧 김민성도 30대 후반이다. 선수생활을 잘 마무리해야 할 시기에 들어섰다. 그래서 올해 FA 보장 2년 계약의 마지막 시즌이 정말 중요하다. 여기서 밀리면 현실적으로 갈 곳도 없고 퇴로가 막히게 된다. 본인 하기 나름이다. 대반전이 필요하다. 롯데 사람들이 가장 바라는 시나리오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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