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골든글러브는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3할도 못 쳐도 된다. 출루율이 중요하다.”
약 1년 전 KIA 타이거즈의 호주 캔버라 스프링캠프. 간판 유격수 박찬호(30)는 3할과 골든글러브에 초연한 태도를 드러냈다. 그렇게 원하고 바라던 두 목표 중에 하나(규정타석 3할, 2023년 0.301)는 이뤘고, 하나(골든글러브, 당시 기준)는 아깝게 이루지 못했다.
3할에 대한 욕심은 더 이상 없었다. 결국 지난 시즌 0.307을 쳤지만, 당시에는 3할을 못 쳐도 된다고 했다. 골든글러브나 수비상은 상대평가다. 다른 유격수들을 박찬호가 컨트롤 할 순 없다. 대신 가장 중요한 건 출루율이라고 했다.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기본적으로 해내야 하는 수비 외에도 팀 공헌을 높일 수 있는 두 번째 덕목이 출루율이라고 여겼다. 타격감이야 좋을 때도 있고 안 좋을 때도 있다. 대신 출루에 대한 기복이 크지 않으면 팀 공헌을 유지하는, 일종의 보충제가 될 수 있다.
박찬호는 타율이 오르면서 출루율도 함께 오르고 있다. 2021시즌부터 작년까지 출루율이 0.331, 0.344, 0.356, 0.363이었다. 당시 이범호 감독은 박찬호가 3할6~7푼의 출루율만 보여줘도 충분하다고 했다. 결국 아슬아슬하게 마지노선에 걸쳤던 셈이다.
주전 도약 이후 한 시즌에 가장 적은 44개의 삼진만 당한 게 결정적이었다. 대신 사사구는 49개였다. 데뷔 후 삼진보다 사사구가 많은 첫 시즌이었다. ABS에 적응을 잘 했을 수도 있고, 경험이 쌓이고 노력을 통해 선구단이 좋아졌다고 봐야 한다. 이범호 감독은 늘 ‘타깃 설정’을 강조한다. 뭘 칠지 정립이 잘 돼 있어야 공을 잘 보게 돼 있다.
단, 박찬호의 출루율이 리드오프의 그것을 비교할 때 리그 최강은 아니었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박찬호의 2024시즌 리드오프 출루율은 0.347로 리그 공동 8위였다. 그 다음으로 많이 들어선 9번 타순에선 0.353이었다.
그렇다고 박찬호가 리드오프에 어울리지 않는 타자인 건 아니다. 팀에서 여러 부분을 종합할 때 박찬호에게 가장 어울리는 곳이 리드오프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패트릭 위즈덤의 입단으로 중심타선 구성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많이 들어서던 2번도 마찬가지다. 대신 1번은 박찬호가 그대로 지킬 가능성이 크다.
박찬호가 출루율을 조금 더 높이면 타율 등 타석에서의 생산력도 덩달아 더 좋아질 전망이다. 그러면 팀 공헌도 올라가고, KIA의 V13 확률, 나아가 FA 시장에서의 가치도 더 올라갈 수 있다. 그는 비 시즌 야구인들의 유튜브 채널에서 타격에 대한 칭찬을 받으면 쑥스러운 표정으로 “이제 리그 평균 수준의 타자”라고 했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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