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일반
엔데믹 이후 이용자 이탈·수익성 악화
통신3사·게임업계, 생성형 AI로 선회
[마이데일리 = 박성규 기자] 통신3사와 게임사가 너도나도 메타버스 사업 발 빼기에 나섰다.
11일 IT(정보통신기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와 넥슨, 넷마블 등이 메타버스 서비스를 줄줄이 종료하고 있다. 생성형 AI(인공지능)가 급부상하며 메타버스 이용자 감소와 함께 업계 관심도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서도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세계적인 대유행) 이후 유행처럼 출시한 메타버스 관련 상장지수펀드(ETF)가 잇달아 상장 폐지되고 있다.
SKT는 메타버스 서비스 ‘이프랜드’를 다음 달 31일 종료한다. 2021년 7월 서비스를 선보인 지 약 4년 만이다.
2023년 4분기 이프랜드 글로벌 월 이용자 수(MAU)는 전 분기 대비 60만명 줄어든 360만명을 기록했다. 엔데믹(풍토병화) 여파로 메타버스 플랫폼 유입력이 떨어지면서다. SKT는 동남아 시장에 진출하며 글로벌 시장 확대에 주력해 왔다.
지난해 4월엔 말레이시아 통신사 셀콤디지, 필리핀 사물인터넷(IoT) 플랫폼 기업 체리와 이프랜드 퍼블리싱 본 계약을 체결했다. 자체 기획한 다국적(한국·인도·인도네시아) 메타버스 아이돌 ‘트리플 아이즈’ 론칭 이후 쇼케이스를 진행하기도 했다.
작년 6월엔 K-POP 아이돌과 글로벌 팬이 만나는 메타버스 속 가상 호텔 ‘K-POP 호텔’을 오픈, 아이돌을 섭외하는 등 대책을 내놨지만, MAU 증가에 기여하진 못했다.
KT는 지난해 4월과 8월 메타버스 플랫폼 ‘메타라운지’와 ‘지니버스’를 종료했다.
메타라운지는 KT가 지난 2022년 12월 출시했던 B2B(기업간거래)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기업과 지자체, 기관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했다.
출시에 앞서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글로벌청년기후환경챌린지(GYCC)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메타라운지 레퍼런스 창출에 힘썼지만, 고객사 확보에 구체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지니버스는 지난 2023년 3월 출시 이후 약 1년 4개월 만에 서비스를 중단했다. 지니버스는 가상 세계에 나만의 공간을 꾸미고 생성형 AI로 아바타 메시지·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는 AI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지난해 3월 행정안전부와 함께 AI 메타버스 ‘지니버스’를 활용한 초등학교 교육용 도로명주소 디지털 교과서를 개발하기도 했다. 다양한 콘텐츠 도입에도 불구하고 구글 플레이스토어 기준, 지니버스 누적 다운로드 횟수가 5만여회에 그쳤다.
LG U+의 직장인 특화 메타버스 ‘메타슬랩’과 대학 특화 메타버스 ‘유버스’ 서비스도 공개 2년여 만에 서비스 중단 결정을 내렸다.
다만, 어린이 특화 메타버스 ‘키즈토피아’는 유일하게 서비스 고도화를 이어간다. 최근 키즈토피아 가입자 수는 100만을 돌파했다.
키즈토피아는 아이들이 3차원(3D) 가상 체험 공간에서 AI 캐릭터와 서로 대화하며 외국어·동물·공룡·우주 등을 체험하고 학습하는 플랫폼으로, 지난 2023년 5월 국내 출시된 이후 미국·캐나다·말레이시아·일본·대만·태국 등 국가로 서비스 지역을 확장했다.
동남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AI 캐릭터와 대화하며 자연스럽게 외국어를 학습할 수 있는 서비스다. 구글플레이에 등록된 무료 교육앱 기준, 말레이시아·태국에서 각각 5위와 10위를 차지했다.
LG U+는 오는 3월 대화 시 한글을 영어로 번역해 주고, 발음·표현을 개선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AI 캐릭터를 출시할 예정이다.
메타버스를 운영하던 게임사도 수익성 악화 등을 이유로 서비스를 속속 종료하고 있다.
넥슨은 메타버스 플랫폼 ‘넥슨타운’ 서비스를 다음 달 13일 종료한다. 3월 6일 구글 플레이, 애플 앱스토어 등 앱마켓에 넥슨타운 앱 다운로드를 차단할 예정이다. 이후 13일엔 앱과 홈페이지,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모두 운영 종료한다는 방침이다.
넷마블은 지난해 1월 MMO 소셜 게이밍 기반 오픈월드 ‘그랜드크로스: 메타월드’를 개발하고 있던 자회사인 메타버스월드 법인을 해산하고 전 직원에게 권고사직을 통보했다. 경영 상황과 시장 변화를 이유로 개발 프로젝트 중단과 함께 메타버스 사업을 모두 중단했다.
IT업계 관계자는 “메타버스가 한때 차세대 플랫폼으로 주목받았지만, 이용자 유입과 유지가 어려웠고 수익성도 기대에 못 미쳤다”며 “기업도 대규모 투자를 지속하기 어려워지면서 메타버스 사업을 정리하고 AI나 다른 혁신 기술로 방향을 전환하는 추세다”라고 말했다.
박성규 기자 ps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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