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작년 순익 5조9000억원…전계열사 호실적
삼성생명, 화재 자회사 편입 시 순이익 증가
[마이데일리 = 이보라 기자] 삼성금융 계열사가 4대 금융지주를 제쳤다. 지난해 삼성 금융계열사는 6조원에 육박하는 실적을 내며 금융업계 1위 자리에 등극했다. 주요 계열사인 생명보험‧손해보험‧증권·카드사가 모두 업계 1위에 오른 덕분이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금융 계열사 4곳(생명·화재·카드·증권)의 지난해 연결 누적 당기순이익은 5조9000억원이다.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높은 순익을 기록한 KB금융지주(5조782억원)를 압도하는 수준이다.
은행을 보유하지 않은 삼성금융이 금융업계 1위에 오른 배경은 비은행 계열사가 모두 각 업권에서 1위를 차지해서다. 특히 생명·손해보험업계 1위답게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작년에도 2조원을 돌파하는 순익을 내면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이번에도 삼성생명은 삼성금융 계열사 전체의 호실적을 견인했다. 삼성생명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조2603억원으로 전년 대비 11.1% 늘었다. 한화생명의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8660억원으로 4.85%(401억원) 늘었다.
삼성화재는 처음으로 2조클럽에 입성했다. 삼성화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조767억원으로 전년보다 14% 증가했다. 다른 대형 손보사인 DB손보(1조8608억원)와 현대해상(8505억원)을 크게 앞질렀다.
최근 삼성화재가 지난달 31일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방안을 발표하면서 삼성생명에 자회사로 편입될지에 대해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삼성카드·삼성증권·삼성자산운용은 삼성생명의 연결 자회사로 편입돼 있는데 삼성화재만 별도 법인이다. 삼성생명이 삼성화재를 자회사로 맞으면 삼성생명의 순익이 늘어난다.
삼성화재는 현재 15.93%인 자사주 비중을 2028년까지 5% 미만으로 낮출 방침이다. 삼성화재가 자사주를 5% 소각하면 삼성생명의 삼성화재 지분율이 14.98%에서 16.93%로 높아진다. 보험사는 다른 회사 주식을 15% 넘게 보유할 수 없어 삼성생명의 자회사로 삼성화재를 편입해야 한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삼성화재를 자회사로 편입하면 삼성생명 연결기준 실적에 삼성화재 실적이 반영되는 만큼 손익 등에 변동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배승 LS증권 연구원은 “향후 과제는 세부계획 수립과 함께 삼성생명 자회사로의 편입 여부 결정”이라고 내다봤다.
작년 실적 중 눈에 띄는 대목은 삼성카드가 지난해 2014년 이후 부동의 1위를 이어온 신한카드를 앞질렀다는 점이다. 작년 당기순익은 6646억원으로 9.1% 늘었다. 신한카드의 당기순익이 5712억원으로 7.8%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관련 수익 사업으로 수익을 확대한 영향이다. 지난해 삼성카드의 카드론 등 장기카드대출 수익은 같은 기간 8.6% 늘었다. 반면 대손비용은 4.1% 감축했다.
특히 다른 카드사보다 건전성이 안정적으로 나타나면서 추가적인 성장 여력이 충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설 연구원은 “연체율이 1%대 초반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며 “향후 가맹점수수료 하락 영향 등 예상되는 만큼 이익체력 방어를 위한 성장이 필요한 점을 감안했을 때 전반적인 방향성은 긍정적”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증권도 상장한 증권사 가운데 가장 큰 순익을 냈다. 삼성증권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약 63% 늘어난 1조205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1년 이후 3년 만에 다시 1조 클럽에 복귀했다. 해외 주식 거래 대금 수수료가 크게 증가한 덕분이다.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업종 내 이익안정성이 최고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보라 기자 bor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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